구미호 식당 4 : 구미호 카페 특서 청소년문학 30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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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만나는 구미호 식당은 구미호 카페로 변신했다. 주인공들은 다르지만, 생과 사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와 등장인물 중 구미호가 있다는 사실로 시리즈로 연결되는 듯싶다. 이번 이야기는 달이 뜨면(낮달 포함) 등장하는 재개발 지역의 구미호 카페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곳에서는 망각의 강 앞에 버려진 망자들의 유품들을 모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판매한다. 물론 아무나 원한다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미호 카페에 입장하려면 입장권이 필요하다. 길에서 나눠준 설문조사에 참여하자 전단이 하나 주어진다. 구미호 카페가 오픈했다는 소식이 담겨있는데, 그 종이가 바로 입장권이다.

아버지의 해외 발령으로 1년간 성우의 집에서 지내게 된 재후. 집에 가진 돈이 많은 터라 이모는 자신의 아들을 언니인 성우의 엄마에게 맡기고 아빠를 따라나선다. 물론 엄마가 제일 필요로 하는 것(돈)을 준 터라, 엄마도 이모도 만족하는 거래가 되었다. 하지만, 졸지에 재후랑 같은 방을 써야 하는 성우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넘어 짜증이 가득하다. 사실 성우는 소위 엄친아로 공부 빼곤 모든 게 완벽했기 때문이다. 그런 재후는 성우와 같은 반이 된다. 그리고 성우가 마음에 두고 있던 홍지레와 가까워진다. 고백조차 못 한 성우와 달리 재후는 지레와 너무 쉽게 가까워진다. 그리고 급기야 성우 엄마에게 친구에게 줄 반지를 사달라는 부탁을 하는 재후. 그리고 그 반지는 지레의 손가락에 끼워진다.

구미호 카페 전단을 받은 날, 뭔가에 이끌린 듯 성우는 구미호 카페에 들어간다. 첫날이기에 무료로 준다는 포만 바게트를 먹던 중, 카페 한 편에 보이는 상품들을 살펴보는데, 하나같이 중고 제품 같았다. 가게 점원인 꼬리는 그 상품들은 죽은 사람들의 물건으로 구미호 카페에서 위탁받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유독 다이어리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꼬리의 말로는 이 제품들은 자신이 원하는 한 가지를 이뤄준다고 한다. 그에 맞는 주인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구미호 카페에서 지레를 만나게 되는 성우. 그리고 얼마 안 지나 지레는 구미호 카페에서 장갑을 사게 된다. 지레가 무언가를 사는 걸 보고 궁금했던 성우는 결국 다이어리를 구입하게 된다. 주인인 구미호 심호로 부터 주의사항을 듣는 성우. 구미호 카페에서 누군가를 만나도 절대 아는 척을 하거나, 구입 물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망자의 물건은 18일간 자신이 원하는 효과를 나타내는데, 18일이 지나면 꼭 돌아와서 태워야 한다고 한다.

과연 지레와 성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둘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을까?

책에는 성우와 지레, 재후 말고 영조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과거 성우로 부터 도움을 받아서 영조는 성우에게 적극적이다. 그리고 무척 밝다. 하지만 영조의 모습과는 달리 영조는 아픔이 있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순대와 어묵을 파는 알바를 하는 영조. 오해로 영조에게 큰 실수를 하게 되지만 사과할 용기가 없는 성우는 순대를 좋아하는 지레 때문에 영조의 가게를 찾았다가 영조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며칠 후 영조가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는데...

구미호 카페에서 파는 상품들은 죽은 이가 마지막까지 가지고 가고 싶어 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망각의 강 앞에서는 어떤 물건도 지닐 수가 없다. 그렇기에 그들은 강 앞에서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죽은 이의 시간을 통해 살아있는 사람은 그들이 가지고 가고 싶었던 것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시간뿐 아니라 세상에 어떤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내 삶을 포함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때론 내가 의미 없이 지나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한 것일 수도 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나는 과연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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