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원더
엠마 도노휴 지음, 박혜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나 역시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화도 나고 고통스럽기도 한 이야기였다.

11살 생일부터 4개월간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한 소녀가 있다. 어떻게 아무것도 먹지 않고 4개월을 살 수 있었을까? 그녀의 이름은 애나 오도널이다. 금식 소녀로 알려진 아이를 보기 위해 여기저기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그녀는 정말 신의 소녀인 걸까?

나이팅게일의 제자였던 간호사 리브 라이트는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애슬론에 도착한다. 그녀는 병원의 수간호사로부터 2주간 개인적으로 환자를 돌볼 능숙한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말에 애슬론으로 왔다. 넉넉한 보수뿐 아니라 낯선 곳에서의 경험에도 관심이 있는 터라 제안을 수락했다. 작은 여인숙에 도착한 그녀는 의사인 맥브리어티와 함께 한 집에 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2주를 채용할 정도면 상당한 재력이 있을 것이라는 그녀의 기대와 달리 다 쓰러져가는 작은 오두막집에 도착한 리브는 그녀가 맡게 된 일이 4개월간 음식을 입에 한 모금도 대지 않은 소녀의 일이 진실인지, 눈속임인지를 밝히기 위한 일이고, 그를 위해 구성된 위원회가 그녀를 고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와 함께 애나를 지켜보기 위해 자비의 집 미카엘 수녀와 그녀가 선택되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그날 이후로 리브는 애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우선 그녀의 방에 음식을 숨겨놓을 만한 곳을 모조리 뒤지고, 잠시도 애나가 자신과 떨어지지 않도록 주위를 살핀다. 예의 바르고 순진한 애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리브. 아무리 지켜봐도 애나는 찻숟가락으로 먹는 물 몇 모금 외에는 어떤 음식도 섭취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낀다.

심지어 애나 옆에서 다른 사람이 식사를 하는데도 애나는 식욕을 느끼지 않는다. 왜 애나는 음식을 먹지 않는 걸까?

애나와 시간을 보내며 친해진 어느 날, 늘 수다스러운 애나의 엄마 로절린이 유독 자기 전 인사 시간에만 과묵한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 리브. 그리고 애나로부터 듣게 된 작은 이야기가 이 사건을 풀어갈 열쇠가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몇몇 뉴스들이 떠올랐다. 아이에게 병원 치료가 필요함에도 자신의 신념 혹은 종교적 이유로 수혈과 치료를 거부하는 부모들... 책의 중반부를 넘어가며 밝혀진 진실 앞에서 희생양이 되고 만 어린 소녀의 모습이 참 가슴 아팠다. 무엇이 진실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자신들의 탐욕의 굴레를 덮어씌운 추악한 어른들의 모습이, 아이를 생각하는 듯 방관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애나의 모습과 함께 겹쳐지며 더 큰 대조를 이루어 낸 것 같다.

과연 애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누구도 애나의 편인 듯 말은 하지만, 과연 진심으로 애나를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애나를 지키기 위한 리브의 말이 계속 뇌리를 스친다.

"좋은 간호사는 규칙을 따르지만, 최고의 간호사는 언제 규칙을 깨야 하는지 알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