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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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만나는 시카고 플랜의 고전은 무척 낯설었다. 그리고 전에 만났던 책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희곡 형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은 유령이라는 존재가 등장하는, 공포소설이다. 지금이야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겠지만, 19세기였다면 이야기가 다를 듯싶다. 책을 읽은 소회를 담자면... 뭔가 좀 꺼림칙하다는 느낌이 든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결말이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좀 열린 결말이기 때문이다. 역시 이번에도 등장하는 인물 관계도! 이거 하나만 있어도 한결 편안하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책의 이야기는 액자식 구성처럼 등장하는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이 있다. 바로 더글라스라는 사람이다. 책의 주된 이야기는 블라이 저택에 고용된 가정교사가 쓴 회고록이다. 그녀에게 전달받은 원고를 모임에서 소개하는데, 이때 "나"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근데, 인물관계도에서 "익명의 화자"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나는 내용에 깊이 관여하기보다는 더글라스가 이야기를 잘 이거 나갈 수 있도록 흥을 돋우고 이해를 도와주는 역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초년생이라 할 수 있는 가정교사는 할리 가 블라이 저택에 부임한다. 생각지 못한 큰돈을 주겠다는 고용주의 요구는 단 하나,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블라이 저택에 도착한 가정교사는 집안일을 총괄하는 그로스 부인을 만나고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돌봐야 할 아이들은 고용주인 독신 남자의 조카들로, 10살 남아 마일스와 8살 여아 플로라였다. 누구보다 아이들을 잘 지도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그녀는 고용주로부터 온 편지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는 봉투조차 뜯지 않은 편지가 한통 들어있었다. 그 편지는 마일스가 다니는 학교에서 온 편지로, 마일스를 퇴학 처리하겠다는 통보였다. 고용주는 그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녀에게 모든 처리를 맡기는 것과 함께 자신에게 따로 연락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가타부타 이야기 없이 마일스의 퇴학 처리를 떠안게 된 가정교사는 이 일을 결국 그로스 부인과 의논하게 되고, 마일스가 어떤 아이일지 걱정에 사로잡히게 되지만 마일스의 모습을 보고 그 걱정은 사라진다. 저택에 온 지 오래지 않아 저택 주위를 산책하다가 탑 위에 있는 유령을 만나게 된 가정교사는 두려움과 함께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다이닝룸에 장갑을 놓고 온 저녁, 장갑을 찾으러 갔다가 다시 한번 유령을 맞닥뜨리게 된 가정교사는 결국 자신의 놀란 모습을 본 그로스 부인에게 유령의 존재에 대해 털어놓게 된다. 그로스 부인은 그 유령을 본 적이 없지만, 그가 과거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했던 피터 퀸트라는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둘은 혹시 유령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던 차에, 이번에는 여자 유령을 목격하게 되는 가정교사. 문제는, 플로라도 그 유령을 봤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유령이 자신의 전임 가정교사였던 미스 제셀이고, 그녀도 사망했다는 사실에 아이들을 지키고자 하는데...

가정교사의 입장에서 쓴 책인지라, 그녀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유령들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뿜어낸다. 물론 생각지 못한 반전이 숨어있긴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아리송하기도 하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과연 누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유령들이 대놓고 해코지를 하거나, 악역을 하지 않음에도 그녀가 미스제셀과 피터 퀸트라고 여겨지는(?) 유령들에게 갖는 반감은 아이들을 지키려는 자신의 본분과 그로스 부인으로부터 들은 생전 인물들에 대한 악평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타인의 관점이 아닌 가정교사의 관점에서만 서술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찝찝함이 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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