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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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아름답다.

호화롭다.

그리고 활기가 없다.

현재의 내 삶은 과거의 내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현재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누구나 한번 즈음은 내 선택과 그로 인한 기회비용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실이 불만스럽지 않더라도, 그때의 선택이 불러일으킨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의 삶을 상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여기 단란한 가족이 있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10대 아들. 제이슨 애슐리 데슨은 원자 물리학자이자 레이크몬트대학의 교수다. 그리고 그의 아내인 다니엘라는 전도 유망한 화가였다. 불 같은 사랑에 빠진 둘 사이에 아들인 찰리가 생겼다. 제이슨도 다니엘라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빚어내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찰리가 생긴 후, 그들은 커리어를 쌓는 것 보다 자신들이 만든 가정을 지키게 되었다. 태어나자마자 찰리가 많이 아팠고 둘 중 하나의 선택에서 그들은 아들을 선택했다. 그들 보다 유능하지 않은 동료들은 그 시간에 커리어를 쌓아갔고 오늘 제이슨의 대학 동기이자 과학자인 라이언 홀더는 과학계의 유명한 상인 파비아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집 근처에서 가벼운 축하 자리가 열렸고, 라이언과 간단한 술자리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괴한이 나타나 제이슨을 총으로 위협하고 차에 태운다. 그리고 이상한 약물을 주입한다. 정신을 잃은 제이슨이 깨어난 곳이 이상하다. 대표이자 같은 과학자라고 말하는 레이턴 밴스와 어맨다 루커스를 만난다. 그가 14개월 동안 헤매다 돌아왔다고 한다. 다시 돌아온 유일한 사람이 바로 그란다.

뭔가 혼란스럽다. 지금 제이슨이 돌아가야 할 곳은 바로 다니엘라와 찰리가 있는 아늑한 집이다. 화장실을 핑계로 도망쳐 나온 그는 기억을 더듬어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집 입구부터 모든 것이 낯설다. 가족사진이 있어야 할 곳에 멋진 그림이 걸려있다. 그리고 작품에 담긴 서명에 다니엘라 바르가스라는 이름이 보인다. 도대체 다니엘라와 찰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머릿속이 끔찍하게 복잡하다. 병원으로 향한 그는 자신의 가족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니엘라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지만 모르는 남자가 전화를 받고, 반지 자국은 있지만 반지는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토대로 확인해 본 바, 그에게는 아들도 아내도 없다. 그리고 그는 레이크몬트 대학의 교수도 아니었다. 2005년 파비아상을 수상한 유능한 과학자지만, 1년 전 갑자기 사라져 형이 실종 신고를 했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한다. 과연 이 모든 게 어떻게 된 일일까?

주인공인 제이슨의 직업이 물리학자라서 그런지, 그가 처한 상황을 풀어내는 이야기가 쉽지 않다. 양자역학, 다중우주 등 다양한 과학적 이야기가 등장한다. 완전히 이해는 못 하지만, 상황을 바탕으로 추리할 수 있긴 하다.

내가 아닌 듯 나인 나가 여럿 존재한다. 선택의 기로에 따라 다른 모습의 내가 존재한다.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의 나로 살아가야 할까? 제이슨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과연 그는 그 선택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게 될까? 한번 즈음은 상상해 볼 만한 이야기가 조금은 더 전문적으로 그려져있다. 다중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 주인공 제이슨이 나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가지고 읽으면 더 와닿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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