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처음이지만 너를 사랑해
김나율 지음, 솜 그림 / 소담주니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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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결혼했던 지인들이 하나 둘 임신 소식을 전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던 터라 마음이 참 조급했다. 왜 아이가 안 생기는 건지, 긴 시간이 아니었지만 나름 마음고생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임신테스터기에 두 줄을 보는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심장소리를 듣고 온 이틀 후, 비비침 때문에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던 것 같다. 출산하고 나서야 비로소 건강하게 아이를 만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건강하게 아이를 만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기적이라는 것도...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진다. 그냥 건강하게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어느 순간 하나 둘 욕심으로 바뀐다. 응아만 잘해도, 엄마라고만 불러도 마냥 이쁘던 아이가 어느 순간 미워질 때도 있다. 아이는 변하지 않았는데 엄마의 마음이 변해서겠지...






아이를 처음 만나던 날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특히 큰 아이는 남편이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나온 지 10분도 채 안 된 아이가 태명을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에 눈을 뜨고 그쪽을 쳐다보는 모습이 담겨있다. 엄마라는 이름이 마냥 낯설기만 했던 그때는 모든 것이 미안했던 것 같다. 아이가 울 때면 같이 울기도 하고, 기저귀조차 잘 못 갈아서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기도 했다. 처음 아이를 낳고, 처음 엄마가 되어서 마냥 미숙하기만 했던 초보 엄마였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세상 누구보다도 컸다. 물론 지금도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크다. 하지만 어느 순간 표현을 하지 않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책 속에는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이 모습에서, 초음파검사를 하는 모습으로, 아이가 탄생하고, 이유식을 먹고, 걸음을 걷는 모습으로 장면이 이동한다. 엄마의 일생이자, 아이의 일생이 담겨있다. 엄마가 할머니가 되고, 아이는 어른이 된다. 엄마가 아이를 평생 사랑했듯이, 아이도 할머니가 된 엄마를 따듯하게 안아준다. 부족한 엄마를 부족하다 탓하지 않고 그저 엄마라는 이유로 사랑해 주는 아이의 모습과 글에 눈물이 핑 돌았다.

몇 년 전 동생이 선물해 준 나의 엄마라는 책이 겹쳐졌다. 그 책에는 아이보다는 엄마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책이긴 하지만, 길지 않은 글 밥과 그림이 오히려 여운을 자아내었다. 엄마는 처음이지만 너를 사랑해 역시 그렇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책 속 장면이 장황하지 않아도 보는 순간 당시의 감정이 내게로 옮아온다.

앞으로 엄마가 될 준비를 하는 예비 엄마도, 한참 육아에 힘들어하는 초보 엄마도,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아이를 보며 바라는 것이 많아지는 나 같은 엄마도, 엄마에서 할머니로 역할이 바뀐 엄마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적어도 아이를 향한 사랑의 마음은 부족하지 않았을 엄마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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