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자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정이립 옮김, 너새니얼 호손 원작, Crystal S. Cha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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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만나는 한빛비즈 고전 문학툰은 주홍글자다. 한 권 독파도 힘든 고전을 3권째 독파라니... 역시 문학툰이 주는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문학툰을 만나고 나니,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물론 기약은 없다.

고전문학을 만나다 보니, 당시 생활상이 여실히 보인다. 물론 이해되지 않는 상황은 아니다. 현재도 진행 중이니 말이다. 얼마 전 만났던 레 미제라블 속 미혼모 문제가 주홍글자 속에서도 등장한다. 팡틴과 헤스터 프린의 차이점이라면... 팡틴은 미혼이었고 헤스터 프린은 기혼이었다는 점? 그럼에도 아버지 없는(밝히지 않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나이 많은 학자와 결혼한 헤스터 프린은 남편과 사이의 애정이 없다. 2년 전 그녀를 혼자 여행 보낸 남편은 어떻게 되었는지 연락이 없다. 그 사이 헤스터 프린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 그로 인해 그녀의 가슴 가운데는 간통을 뜻하는 A(Adultery)가 새겨져 있다. 아이의 아빠를 밝히라는 말에 헤스터 프린은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한다. 우리의 경우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되었지만, 그전만 해도 간통죄는 징역형을 받을 정도의 죄였다.

지금도 쉽지 않지만, 당시 여자 혼자의 몸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헤스터는 손재주가 좋았던지라 바느질로 생계를 연명할 수 있었다. 그녀가 처벌대 위에 세워진 그날, 그녀는 남편인 로저 칠링워스 박사를 마주한다. 그런 그녀에게 칠링워스는 자신이 남편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칠링워스는 헤스터와 불륜을 저지른 남자를 찾아내고자 한다. 그에 대해 복수를 하기 위해서다. 그녀 주위를 맴도는 아서 딤스데일 목사가 의심스럽다. 모두에게 존경받는 젊은 목사인 그. 근데 딤스데일 목사가 이상하다. 어디가 아픈지, 핏기 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 그를 치료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딤스데일 목사와 한집에 살게 되는 칠링워스. 치료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그를 압박하기 시작하는데...

 

 

 

여기에 또 한 사람! 딤스데일 목사는 밝혀지지 않은 자신의 죄 때문에 괴로워한다. 설교를 하고, 깨끗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위선에 속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헤스터는 위로와 조언을 한다.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결심을 하게 되는 딤스데일. 그들의 끝은 어떻게 될까?

우연히 마주한 양피지 속에 담긴 글을 세상에 내어놓는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소설은 마지막 역시 그렇게 끝을 맺는다. 세관에서 지루한 삶을 살고 있던 한 남자가 발견하게 되는 주홍글자속 이야기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다.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의 명예를 지켜주고자 노력한 헤스터. 그녀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우지만 늘 죄책감에 사로잡혀사는 딤스데일. 그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에 악마로 변해버린 칠링워스. 그리고 엄마의 가슴에 붙어있는 A의 의미를 알고자 하는 딸 펄.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주홍글자 안에서 레 미제라블이 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읽어서 그런 걸까? 남을 도우며 평생을 속죄하며 살았던 장 발장처럼, 헤스터 역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처음에는 그녀를 보고 더럽다고 피하던 사람들조차 그녀가 지은 죄에 대해 조금씩 생각을 달리한다. 그녀의 진정 어린 모습에 그녀를 죄인이라고 매도했던 사람들조차 그녀의 가슴에 박힌 A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걸 보면 진심 어린 행동은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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