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 같다.
이 책은 커플매니저이자 결혼정보 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가 30년간 일에 종사하며 겪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 역시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던지라, 선우는 아니지만 이름을 알만한 모 업체에 부모님이 가입을 시켰던 적이 있다. 내 주위에도 결혼을 선택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데, 나는 결혼은 필수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결혼은 쉽지 않았다. 여러 업체에 가입해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왜 내 짝은 없는 건지 참 씁쓸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결혼에도 때가 있는 것 같다. 소위 인연이라는 것도 있고 말이다. 남편을 소개받을 당시, 주말마다 소개팅 약속이 잡혀있었다. 그중 남편은 두 번째 만났던 사람이었다. 만난 지 5개월 만에 결혼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남편도 나도 그때가 아니었다면 결혼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과 결혼, 이혼과 재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커플매니저의 이야기다 보니 아무래도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사업을 하고, 학벌이 좋고, 집안에 재력이 있는 소위 킹카나 퀸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인기가 많고,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할까? 저자는 이 또한 사랑하기 나름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도움이 되긴 하지만,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가졌기에 상대 또한 그만큼 가졌기를 바라는 마음에 오히려 성혼이 되기 힘들 때가 많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것을 잃기 싫어하는 마음이 이별을 종용하게 만들기도 하고, 겉모습에 혹해 한 결혼이 파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수 등장한다.
이혼과 재혼에 관한 이야기 역시 등장하는데, 특히 재혼의 경우 전 배우자의 장점을 기본 조건으로 찾거나 이미 당했으면서도(?) 같은 실수를 범하는 경우도 만날 수 있었다.
중매이기에 아무래도 조건을 따질 수밖에 없긴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조건만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또한 과거와 다른 현재의 결혼 풍속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만혼뿐 아니라 재혼이나 이혼에 대한 분위기, 자녀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나 당사자는 만족하지만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에 대한 사연들도 등장한다.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10살까지 만날 수 있다는 한 재혼 여성에게 실수로 20살 연상의 남성을 소개했던 이야기였다. 과연 이 두 사람은 어떤 결실을 맺었을까? 내심 궁금했다.
과거에 비해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서 사는 것은 정말 힘들다. 뭣도 모르는 시절 노부부가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며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 두 부부가 그런 모습으로 살아오는 데는 숱한 역경과 인내의 시간이 쌓였을 것이다. 부부는 한 사람만 희생한다고 잘 살 수 없다. 양쪽 모두 서로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혼 역시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과 결혼 사이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결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살면 살수록 느끼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