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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22/07/04/14/seed2001_6842213794.jpg)
대망의 고양이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6권에 걸친 바스테트와의 이별이다. 물론 나만 서운할 듯하다. 바스테트는 워낙 도도한 암고양이니 말이다. 쥐들에 의해 어려움을 겪던 와중, 제3의 눈을 장착한 폴이 어렵게 연락을 취해온다. 과연 폴을 믿을 수 있는 것일까? 폴은 양쪽에서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었다. 103인의 부족장들 역시 폴을 믿을 수 있는가, 없는가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바스테트는 폴을 믿기로 한다. 은혜를 갚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바스테트는 프랑스 쥐 왕 티무르와 미국 쥐 왕 알 카포네 사이의 이간질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물론 폴의 처분을 놓고 이미 둘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지만 말이다. 폴 뿐 아니라 바스테트의 처분을 놓고도 둘은 달랐다. 결국 티무르는 알 카포네를 살해하고 모든 쥐의 황제로 등극한다. 폴에 의해 전해진 소식에는 티무르가 뉴욕 프리덤 타워 지하에 폭발물을 설치하기 위해 연구 중이며, 박쥐의 배설물에서 얻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티무르 역시 머리에 USB 단자가 달려있으니 말이다.) 결국 바스테트와 티무르는 협상대로 나서게 된다. 다행히 티무르는 바스테트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바스테트는 현재 프리덤 타워에 있는 인간, 고양이, 개의 이주권을 요구한다. 하지만 티무르는 고양이와 개는 살려둘 수 있지만, 인간은 살려둘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에 의해 그동안 자연과 생물이 수많은 희생을 치렀기 때문이다. 자신 역시 실험실에서 인간에 의해 큰 고통을 당했기에 인간은 지구 전체를 위해서도 박멸해야 할 존재라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한다. 집사들을 구하려는 바스테트의 설득에 티무르는 20분 동안 바스테트가 물속에서 견디면(과거 인간들이 쥐 티무르에게 했던 실험 내용이다.) 프리덤 타워의 입주민 모두를 이주시키겠다고 이야기한다. 평소 물에 들어가는 것을 끔찍이 싫었던 바스테트지만, 결국 인간 집사들을 살리기 위해 물에 들어간다.
티무르의 요구사항은 바스테트가 목에 걸고 있는 ESRAE를 티무르에게 넘기는 것, 바스테트가 타고 온 드론을 넘기는 것이었고 바스테트는 티무르의 요구대로 행동한다.(물론 ESRAE에는 로망 박사에 의해 30일 후 바이러스 감염으로 서버가 다 죽는다는 큰 그림이 담겨있었다.) 결국 프리덤 타워에 머물던 무리는 오르세 대학교가 있는 보스턴으로 이주를 하게 된다. 로봇 고양이로 요새를 세우고 있는 그곳에서는 자급자족의 어려움이 없었다. 티무르의 말대로 인간을 한 공간에 모아놓고, 그곳에서만 살 수 있게 한다는 계획과 배치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핵폭탄을 투하하겠다는 강경파 그랜트 장군과 요새 속에서 나가지 말고 살자는 마크 레이버트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인간들에 의해 벌어진 지구상의 이야기는 씁쓸했다. 특히 쥐인 티무르가 하는 이야기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함께 담겨있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 담긴 이야기를 보니 당장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졌을 때,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만 긴 시기를 두고 보자면 인간이 사라지는 게 생태계에 이익이 된다는 내용을 읽으며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그 와중에 인간이 남긴 플라스틱이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걸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결국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인간이다. 인간이 벌인 일들로 인해 겪게 되는 자업자득인 것이다.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통찰력과 새로운 세계를 보여 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가 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