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불이면 한화로 얼마일까? 오늘 기준으로 12억 9,600만 원이란다. 표제작인 이 작품은 6권의 단편 중 5번째 담겨있는 작품인데, 사실 이 내용이 너무 궁금했는데 막상 읽고 보니 다른 작품도 각각의 매력이 가득해서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표제작인 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는 말 그대로 제목이 내용이다. 유명 작가인 재커리 골드는 소뇌증후군이라는 작품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그를 압박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 편집자인 엘리너뿐이다. 그날도 재커리는 카페 한구석에 앉아서 노트북을 켜놓고 있었다. 근데 한 남자가 재커리의 노트북 뚜껑을 닫아버린다. 재커리의 손이 그 안에 끼어있는 채로 말이다. 그리고 그는 사과 한마디 없이 자신의 작품을 재커리가 도둑질했다며 배상을 하라고 한다. 그 남자의 이름은 카르도사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겨우 빠져나와 도서관으로 향한 재커리는 미모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속편은 언제 나오는지를 묻는다. 쓰고 싶어도 한 문장을 시작하기 힘든 재커리는 처음 보는 그녀에게 넋두리를 하게 되고, 그녀는 자신이 대신 속편을 써주겠다고 이야기하며 둘은 밀회를 갖는다. 사실 재커리는 에밀리라는 어린 딸이 있는 유부남이다.
아내가 늦는다는 사실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재커리는 자신의 노트북을 그녀의 집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음 날 기억을 더듬어 그녀를 찾아가지만, 낯설기만 하다. 결국 처음 그녀를 만난 도서관에서 그녀를 기다리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고, 일주일 후 재커리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이 쓴 속편을 건넨다. 그녀가 낸 퀴즈의 답을 맞히지 못한 재커리의 딸 에밀리를 데리고 사라지는 그녀.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나섰는데, 그녀와 함께 있는 남자는 바로 카르도사다. 도대체 둘은 무슨 관계인 것일까?
표제작만큼이나 흥미로웠던 소설은 첫 번째 등장한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였다. 역시 소설의 맛은 반전이 아닐까? 애거사 크리스트의 초판본을 앞에 두고 유언도 없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헌책방 보물찾기 서점 주인 로버트 리플과 남겨진 서점 직원 타냐 트립. 사망한 로버트의 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관계로 결국 서점과 그의 모든 재산은 국가로 귀속된다고 한다. 서점 보물 찾기는 그동안 독서회나 각 활동들을 위해 장소를 대여해 줬다. 그중에는 영국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모임도 있다. 문제는 그 모임의 구성원들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로버트의 사망으로 검은 속내를 드러내는 영국 친구들. 과연 타냐는 그들로부터 보물 찾기를 지킬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작가 이름 말고 엮은이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어떤 구조인가 싶었는데, 오토 펜즐러라는 미스터리 소설계 편집자가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한 권으로 편집해서 엮은 것이었다. 실제 서점을 경영하고 있어서일까? 작품 속에는 모두 책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하니 말이다. 오토 펜즐러의 다른 작품(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라는 제목이다.)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 책 역시 이런 구조로 되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먼저 출간된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
책 속에 담긴 6개의 작품을 통해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들과 함께 미스터리의 세계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