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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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개봉하는 경우 원작을 먼저 찾는 편이다. 영상으로 먼저 보게 되면, 책이 주는 상상력이 단절되거나, 원작이 담고 있는 또 다른 감성을 해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제목부터 참 특이하다. 원작은 웹툰이고, 웹툰이 드라마와 함께 단행본으로 제작되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마술사의 주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마술사.

고등학교 2학년 윤아이. 그리고 동생 윤유이. 두 자매는 부모 없이 살고 있다. 장난감 공장을 하는 아빠는 회사가 어려워진 후 연락이 안 된다. 당장 먹을 쌀조차 구하기 힘든 아이는 알바로 겨우 끼니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 수학 과외 없이도 전교 2등을 할 정도다. 어린 시절 아이의 꿈은 마법사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은 잊힌 꿈이 되었지만 말이다.

2학년이 되고, 전교 1등인 나일등과 한 반이 되었다. 그리고 짝이 되었다. 나일등은 잘나가는 집안에, 부모에, 외모까지 소위 상위 0.01%에 속하는 아이다. 반면, 아이는 당장 점심 먹을 돈이 없어서 물로 겨우 배를 채우고 있다. 구멍 난 검은 스타킹을 살 돈조차 없는 아이.

학교 안에는 유원지 마법사에 대한 소문이 가득하다.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 유원지에 살고 있다는 마법사는, 해체 마술로 사람을 진짜 해체하고 죽인다는 끔찍한 소문 말이다. 겨우 생긴 만 원으로 아이는 쌀과 스타킹 중 무엇을 살까 고민하던 차에 손에 쥔 만 원이 바람에 날아가서 결국 유원지까지 발을 옮긴다. 그리고 등장한 마법사. 아이도 들었던 소문 인터라 마술사를 만나자 공포에 사로잡힌다. 그런 아이에게 마술사는 한 마디를 건넨다.

"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마술사를 만나고 난 후, 집까지 돌아오는 길에 아이의 손에 한 장의 명함이 잡힌다. 초대장이었다. 마술사로부터의... 만 원을 되찾고자 다시 유원지를 찾은 아이. 손안에 만 원을 2만 원으로 만들어주는 마술사에게서 2만 원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2만 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며칠 먹을 쌀과 새 스타킹을 살 수 있을 뿐...

설상가상으로 집 주인은 밀린 집세를 내라고 독촉한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는 아이는 막 시작한 햄버거 가게 사장에게 가불을 요청하고, 사장은 가불을 해준다.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사장은 가불을 해주면서 음흉한 속내를 드러내는데... 누군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의 마음에 눈앞에 그가 나타나는데...

 

 

 

 

책 속 그림 색만큼이나 세상은 참 어둡다. 아이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아무 대가 없이 선의를 베푸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너무 때가 묻은 것일까?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던 햄버거 가게 사장도, 전교 1등 나일등도 자신의 속내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는 헷갈렸던 걸까? 당장 아이에게 필요한 건 돈이었다. 그 돈에 눈이 가려져서 그들의 검은 속내를 보지 못한 것일까? 어찌 보면 익숙하고 뻔한 인물들이지만 무언가를 가지면 그렇게 변하게 되는 것일까? 궁금하다.

한 번도 자신이 원하던 것을 가지지 못한 적이 없었던 일등에게 아이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친구가 아니었다. 그저 누르고 올라서야 할, 경쟁 상대였을 뿐. 그리고 예쁜 얼굴. 아이에게 거절당한 일등은 다른 아이들의 억측만을 듣고 경아이를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으로 치부한다. 과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이어질까?

또 마술사는 과연 아이에게 마술 같은 삶을 선사할까? 2권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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