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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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청소년범죄가 많아진 것 같다.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 범죄를 저질러도 촉법소년이기에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처분을 받는다. 이 책은 소설이고, 일본의 이야기지만 우리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문제는, 갈수록 촉법소년들의 범죄의 질이 성인을 능가할 정도로 잔혹해진다는 데 있다. 또한 범죄를 저질러도 성인과 같은 잣대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노리는 범죄들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는 데 있다.

책 속에는 두 개의 큰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드러난다. 둘은 별개의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그 둘은 같은 이야기로 연결이 되어 있다.

경무부 인사 1과 감찰계 시라이시 계장은 몇 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누나 내외의 딸 레나를 돌보고 있다. 미혼남으로 혼자 청소년기의 조카를 키우는 게 쉽지 않다. 그러던 차에 아침 일찍 호출을 받는다. 그의 앞에 놓인 사건은 20년 전 고쿠분지 여아 살해 사건의 실제 동영상이었다. 일명 소년 A 사건이라고 알려진 이 사건은 14세의 오치아이 세이지가 9세의 이토 미쓰키를 유인해 두 눈을 적출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이었다. 당시 범인이었던 오치아이는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4년간 병원에 입원치료 등의 보호조치만을 거쳤을 뿐이다. 문제는 당시 동영상이 다크 웹 사이트에 올라왔다는 사실이다. 당시 원본 파일은 경찰이 가지고 있었고, 원본 파일이 나간 경우 시간까지 기재하면서 관리를 하고 있기에 내부자의 소행일 수 있다는 확신하게 감찰계의 조사가 시작된다. 당시 사건의 담당자 중 스즈키 슈이치 경위는 5년 전에 사망했고, 아와노와 마미 무네키, 아와노 형사가 주요 사건 관계자인데 마미 무네키의 행적이 뭔가 좀 의심스럽다.

한편, 카드회사 추심 파트에서 일하는 에리코는 우쓰기 도시키의 클레임 전화를 받는다. 갑자기 카드가 해지되어서 딸이 급식을 먹지 못한다는 전화였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비슷한 타 회사의 현금카드 연체가 확인되어 강제 해지되었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며칠 후 에리코에 걸려온 우쓰기의 클레임은 딸이 급식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에 반에 알려져 아이들의 놀림을 당하다 자살했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탓은 아니지만, 에리코는 괴로운 마음에 우쓰기의 말이 사실인 지 확인하기 위해 그를 지켜본다. 그리고 딸의 사망은 거짓이고, 기초수급자인 그가 대량의 정신과 약을 받아 유통하고 있고 그 돈으로 미성년자 성매매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동영상을 찍는다. 에리코는 우쓰기의 동영상을 인터넷 자경단 사이트에 모자이크 해서 올린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우쓰기의 정체가 밝혀진다. 웹상에서 신이라 불리는 료마에 의해서였다. 그러던 중 인터넷 자경단 정모에 참석한 에리코는 운영자 야마모토 야요이를 만나게 되고, 거기서 들은 소년 A 사건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는데...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들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아무런 죗값도 받지 않고 그저 보호되어야 하는가?

범죄를 저질렀지만 법망을 피해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국가가 아닌 개인이 대신 나서 처벌할 자격이 있는가? 범죄를 저지르면 평생을 불행하고 죄책감 속에서 살다 생을 마감해야 하는가?

책을 읽다 보면 여러 가지 질문에 가닿게 된다. 물론 저자는 그에 대한 판단과 결론을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내렸지만, 독자의 판단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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