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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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어딘가에서 같은 걸 느끼고 있었다는 동질감이 느껴졌다.

각자 섬처럼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며 일상을 살아가지만,

바다 아래 깊은 어딘가에 서로의 감정이 비슷한 멜로디로 연결된 것 같았다.

요즘은 단연 잔잔하고 힐링이 되는 소설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불편한 편의점이나 휴남동 서점처럼 말이다. 책들의 부엌이라는 제목이 왠지 모를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과 부엌이라...

책의 배경인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실제 소양리라는 지역이 있을 법 해서 검색했더니 동일 지명이 있긴 하지만, 책의 배경이 된 진안에는 없는 곳이었다.(마이산과 진안이라는 지명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시댁이 진안인지라^^) 책 속에는 소양리 북스 키친을 다녀갔던 손님들과 스탭들이 함께 머무르며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주인인 유진과 스탭 시우와 형준은 힘을 합쳐 소양리에 북스 키친을 오픈한다.

책마다 감도는 문장의 맛이 있고 그 맛 또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생가 났다.

각각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듯 책을 추천해 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이 되듯 책을 읽으며 마음을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북스 키친'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스탭들이 북스 키친이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자리를 찾아간다. 첫 손님으로 등장한 사람은 유명 아이돌 가수 다인이었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는 톱스타지만,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두렵다. 본 모습이 아닌 가면을 쓰고 있는 느낌이었다. 한순간의 잘못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까 봐 고민도 큰 그에게 유일한 힐링의 기억은 바로 할머니와 함께 지냈던 소양리였다. 할머니 만은 자신을 스타가 아닌 손녀로 봐줬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녀들은 땅을 판다. 이제는 할머니 집이 아닌 그곳에 내려간 다인은 할머니와 추억이 깃들었던 나무와 창고가 남아있는 사실을 알고 가슴이 뛴다. 할머니 집 자리에는 소양리 북스 키친이라는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다인을 몰라보는 유진과의 대화, 그리고 스탭들과의 만남은 다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을 통해 과거의 모습이 하나 둘 드러난다. 주인인 유진조차 번아웃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마이산의 풍경이 힐링이 되었고 그로 인해 소양리 북스 키친이 탄생한 것이니 말이다. 소희 처럼 실패를 경험해본 적 없이 세상에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는 인물조차도 아픔과 고통을 겪는다. 역시 삶은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보면 모두의 삶이 다르고 각자 겪는 어려움도 다르지만 그 안에서 서로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힐링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개인적으로 소양리 북스 키친 같은 곳이 있다면 단 하루라도 들러보고 싶다. 유진과의 대화를 통해, 형준이 만들어 주는 맛있는 음식을 통해, 북스 키친의 책들을 통해 힐링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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