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책을 마주했을 때, 너무 어둡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기우가 앞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실수로 선택했었다. (여담이지만... 나는 한겨레출판사 하니 포터 3기로 활동 중인데, 원하는 책의 내용을 미리 보고 고를 수 있다. 첫 달의 4권 중 4권을 다 읽기에는 버거울 듯해서 한 권을 뺐었는데 체크가 잘못된 것인지 4권의 책을 다 받게 되었다.) 아름답고 와 추한 은 반대의 의미인데, 하나의 제목으로 어우러지는 것뿐 아니라, 책의 추천의 글이 내가 느끼기에는 너무 묵직했던 것 같다. 만약 실수하지 않았다면 흥미롭기도 하고, 웃프기도 한 상황들을 마주하며 공감의 시간을 놓쳤을 수 있겠다 싶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겉모습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 같다. 가령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가가 아닌,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내 모습을 보고 위축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남의 판단에 내 가치가 훼손되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악플 중에는 외모 비하에 관한 글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자면 한 인물이 잘못을 저질렀고, 그에 대한 기사와 인물의 사진이 함께 떴을 때 잘못에 대한 비난에 앞서 사진 속 외모에 대한 비판을 넘어선 도에 넘치는 비하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특히 여성 연예인들의 사진을 가지고도, 활동할 때보다 체중이 붇거나 주름이 느는 등의 사진에는 꼭 자기관리를 못하네, 돼지 같다는 등 공격적이고 심한 판단의 댓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 속에 많은 책들을 담고 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또 다른 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책을 인용한 내용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가 인용한 책들이 궁금해지기도 하다. 자신에 생각과 행동에 대해 솔직하기도 하다. 어쩌면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선뜻 내 뱉지 못하는 내용들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그래서 민망하지만, 그래서 더 공감이 되는 것 같다. 누구나 소위 완벽한 몸매와 피부와 얼굴 생김새로 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러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나 자신만은 내 모습에 대해 비난하고 화살을 겨누지 말아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금 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우선은 내 몸에 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자. 그리고 함께 살자.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남을 보며 같은 잣대를 휘두르지 말자. 내게도 열린 마음, 남에게도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관계의 시작은 인정에서부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