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곰
전이수.전우태 지음 / 서울셀렉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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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책을 읽다 보니 어린 나이에 생각이 참 깊은 것 같다. 현재 우리의 환경에 대한 생각과 습관을 돌아보기 충분한 책이다. 편한 것만 찾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어느 날 제주도의 아주 큰 빙산이 떠내려왔다. 처음 보는 광경에 사람들은 하나 둘 구경을 오게 된다. 얼음은 자주 봤지만 빙산은 처음 보는지라 처음에는 참 신기해했다. 그런 사람들은 조금씩 돈 되는 일을 찾아 나선다. 빙산을 개발하고자 한 것이다. 우선은 빙산과 육지를 연결한 다리를 만든다. 빙산을 관광지화 하려고 한 것이다. 빙산 안으로 들어가 이곳저곳 사람들이 보기 편하게 방을 만든다. 덕분에 티켓을 불티나게 팔린다. 누구나 한 번은 궁금하기 때문에 티켓을 사서 빙산 구경을 나선다. 어느 순간 사람들의 인사는 "빙산 가봤어?"로 바뀌어 있다. 여기서 그만 둘 사람들이 아니다. 이번에는 빙산을 갈아서 빙수로 만든다. 팥빙수와는 또 다른 맛의 빙산. 기존의 얼음 맛과는 차별화된 맛이라는 선전에 사람들은 앞다투어 빙산 빙수를 사 먹는다.

 

 

 

문제는 사람들이 편하려고 한 행동들이 결국은 인간에게 돼 돌아온다는 것이다. 빙산 빙수를 먹고 나온 일회용품들이 무참히 버려진다. 그런 쓰레기를 주워 먹은 동물들은 시름시름 앓는다. 그리고 빙산에 살던 곰의 집이 사라진다. 사람들이 빙산을 빙수로 만들고, 관광지로 만들어서다. 빙산에서 잠깐 나온 곰은 그렇게 집을 잃어버린다. 어디로 가야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곰은 이곳저곳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다. 그러다 소년의 집까지 가게 된다. 다행이라면 소년은 어른들과 달랐다. 길을 잃은 곰의 집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도, 각종 쓰레기에 몸과 마음이 다친 동물들도 보듬아 주고 싶었다. 그리고 소년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곰을 자신이 원래 살던 고향으로 보내준다.

만약 이렇게 끝났다면 해피엔딩이었을 테지만... 길 잃은 곰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과연 곰은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아이와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저자가 희귀병을 앓는 환자였는데, 혼자 있을 때 더워도 에어컨을 켜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는 내용이었다. 나 하나 시원하자고, 지구가 망가지는 걸 간과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나 하나 편하자고 우리가 벌이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조금 편하자고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기도 하고, 쓰레기를 아무 곳이나 버리기도 하니 말이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은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와 함께 지구에 대한 생각들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어릴 때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작은 행동이 아이의 평생에 습관이 될 수 있다. 조금은 어둡고 아프지만 실제적인 이야기일 수 있기에 꼭 시간을 내서 읽어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나 하나의 생각과 행동이 지구에게 작지만 꼭 필요한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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