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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ㅣ 부크크오리지널 4
장은영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4월
평점 :
제목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그날 밤 나는 누구를 죽인 걸까? 아니 그녀를 죽인 나는 과연 누구일까?
고교 시절 같은 동아리 출신 선후배인 그들이 오랜만에 둘러앉았다. 그때처럼 이름 대신 닉네임 A.B.O.AB. 만년필. 햄버거. 회장이라고 서로를 부른다. 글 쓰는 동아리답게 나름 책을 낸 작가들도 있다. 이번에 새로운 스릴러 소설을 썼다며 O가 원고를 내민다. 그리고 원고를 제일 먼저 읽은 사람은 꽤 유명 작가인 AB다. 현역 작가답게 문체부터 잔소리를 해대는 통에 민망해진 O. 오랜만에 모인 자리기에 2.3차까지 자리를 지키기로 하고 술을 마신 이들은 다음날 아침 이상한 장소에서 눈을 뜨게 된다. 손은 묶여있고 방 문이 많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복면을 쓴 한 남자가 한 이야기는 경악할 만한 이야기였다. 동아리 부원 중 홍일점인 유진(사과)가 4년 전 사망했는데 그녀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여기 모인 누군가에 의한 살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가둔 남자는 자신이 사과의 아버지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이들을 가둔 이유는,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내라는 이유에서였다. 만약 범인을 찾게 되면 범인만 죽이겠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그들만의 범인 찾기 여정은 시작된다. 사실 4년이란 시간이 흐르기도 했고, 처음에는 그들과 사과의 죽음이 어던 연관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사과가 죽던 그날 밤(수능 시험 전날) 학교에 놓고 온 교과서를 가지러 갔다가 A를 봤다는 B의 주장이 사건의 시작을 말한다. 반면, A 역시 B를 봤지만 사과가 창밖으로 떨어져 끔찍하게 죽어있는 모습을 보고 아무런 반응 없이 사라진 B가 오히려 의심스럽다는 이야기를 한다. 다음 날. 다시 나타난 사과의 아빠는 사과의 죽음을 둘러싼 매체의 기사와 경찰 진술서 등의 자료를 그들에게 던져준다. 그 안에는 사과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사진이 있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 끔찍했다. A와 B에 이어 사과를 짝사랑했다던 선배 햄버거가 범인으로 등장한다. 사과에 대한 거짓 뉴스를 올렸다는 이야기도 수면 위로 올라온다. 그렇게 그들은 사과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서로를 공격하며, 한편 자신의 알리바이를 대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 중 사과를 죽인 진짜 범인이 있을까?
밀실 살인이 아니라, 밀실 범인을 찾아가는 여정이 흥미롭다. 누군가가 범인으로 몰리는가 싶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등장한다.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는 꼬리의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책을 읽는 독자 역시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가는 상황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물론 추리소설의 백미 반전의 반전! 예상치 못한 마지막 장면에서 허를 찔리게 된다. 인간은 어디까지 추해질 수 있는 걸까? 인간의 민낯을 여실히 만날 수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