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유령
크리스티나 페트리데스 지음, 사라 호지키스 그림 / KONG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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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책 내용을 나도 모르게 추리하고 있었다. 설마 진짜 유령이 등장할까? 싶었는데, 역시나 내가 제목만 보고 표지 그림은 제대로 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의 삽화를 잘 보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흰색 아기 유령이 보인다. 이 책에는 진짜! 유령이 등장한다. (사실 큰 아이가 유령이나 귀신 등을 상당히 무서워하는데, 유령은 없다고 자부하면서 책을 읽다가 당황했다. 그래서 최대한 무섭지 않게~읽어주려고 노력했다. 내용 상 유령은 하나도 무섭지 않다. 그저 유령이라는 존재를 무서워하는 아이기에 결국은 당황했지만...;;;)

토마슨씨네 냉장고에는 유령이 살고 있다. 근데 이 유령 뭔가 좀 안쓰럽고 안타깝다. 왜 그럴까?

남은 치킨을 찾기 위해 냉장고를 열어본 엄마는 아무리 찾아도 치킨이 보이지 않는다. 머스터드소스를 찾는 아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찾아도 머스터드소스를 찾을 수 없는 아빠는 엄마를 부르고, 엄마가 오자마자 소스를 발견한다. 분명 그 자리를 봤는데, 없었는데 말이다. 아이들 역시 무언가를 찾으려 냉장고를 열지만 이상하게 찾는 것마다 없다. 냉장고에 정말 유령이 살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찾는 것마다 사라지는 것일까?

문제는 토마슨씨네 냉장고 안에는 이것저것 음식이 너무 많았다. 정리되지 않은 냉장고 안에서 썩어가는 음식 때문에 냉장고를 열 때마다 악취가 나온다. 그리고 냉장고 유령. 사실 냉장고 유령도 할 말이 많다. 가득 찬 음식과 식재료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유령은 냉장고 안에서 감기에 걸리고 만다. 잠이 들만하면 수시로 문을 열어대는 가족 때문에 숙면도 취할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냉장고를 벗어나고 싶지만, 이것저것 막혀 있어서 나갈 수가 없다.

이대로 가다간 냉장고가 커다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바뀔 것 같다. 결국 엄마와 아빠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하는데...

사실 책을 읽으며 우리 집 냉장고가 자꾸 생각났다. 이것저것 사서 넣기 바쁘지, 꺼내 먹지 않다 보니 냉장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썩은 냄새가 나서 보면 언제 사다 넣은 건지 썩고 있어서 결국은 다 쓰레기봉투 행잉 된다. 토마슨씨네 부부 역시 너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냉장고 정리가 힘들어 보였다. 점점 넣어두는 음식은 많아지고, 처치가 안되니 계속 넣기만 하는 모습에 공감이 갔다. 한 번씩 친정 엄마가 냉장고를 정리해 주기도 하고, 시어머니가 올라오신다고 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냉장고 정리를 한다. 역시 강제 말곤 방법이 없을까?

유령하면 무섭고 음침한 모습이 떠오르는데, 책 속 꼬마 냉장고 유령은 안쓰러웠다. 냉장고 유령 때문에 음식이 사라지거나, 썩는 건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유령이 악취와 온도에 피해를 보면 봤지... 처음에 내가 예상했던 내용은 음식이 사라지는 것이 유령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이것저것 많은 음식들에 가려서 찾는 음식이 안 보이는 거였으니 억울할 만도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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