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하늘처럼
이민아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이어령 교수님이 별세하셨다. 세상에 가장 큰 아픔이 자녀를 앞세운다는 것이라 하는데 이어령 교수님의 큰 딸이자, 목사였던 이민아 목사님은 아버지 보다 10년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삶만 보자면 우여곡절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참 가슴 아픈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른 나이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큰 아들을 갑작스러운 병으로 잃고, 본인도 여러 병으로 투병하다 결국은 세상을 떴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은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위암 말기 상태에서 집필한 책이다. 그럼에도 책 가득 느껴지는 참된 신앙인의 자세가 나를 숙연하게 했다. 모태신앙으로 자라온 나조차 조금만 힘든 상황이 생기면 원망을 폭포수처럼 쏟아낸다. 당장 늦었는데 코앞에서 차를 놓쳤을 때,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처럼 일상의 순간순간 내 뜻과 다른 상황이 펼쳐지면 습관적으로 불평의 말이 튀어나온다. 그런 나와 대조적으로 그녀의 삶은 참 큰 아픔들이 많았다. 아마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불행들을 다 경험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한 그녀임에도 한결같이 그녀는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에 감사를 표현한다.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두 가지 생각은 그녀의 신앙이 욥과 같다는 것과 다니엘서의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말씀이었다. 그녀의 믿음과 달리 병마에서 끝내 해방되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세상을 떠나도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기에 기쁘고 감사하다는 그녀의 고백은 차원이 다른 깊이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궁금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가령 기도 응답에 대한 부분이나, 거듭남,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 치유와 회복 등 우리의 삶에서 수시로 부딪치고 넘어지는 부분에 대해 따뜻하지만 단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래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늘 같은 부분에서 넘어지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존감이 많이 낮은 편이다. 하나님에 대한 시선도 벌주고, 혼내는 하나님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렇기에 기도를 할 때나, 신앙생활을 할 때 나도 모르게 눈치를 볼 때가 많다. 그녀의 책 속에 담겨있는 하나님은 참 다정다감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정말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하나님을 격이 없게 대한다고 해야 할까? 물론 하나님에 대한 왜곡된 시각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명확한 신앙적 기준이 있는 그녀이기에 석학이면서 무신론자인 아버지를 신앙으로 이끌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신앙의 돌파구가 필요할 때, 신앙의 회의를 느낄 때 읽어보면 좋겠다. 큰 도전을 받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