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서양 편 -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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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학창 시절 세계지리 선생님이 떠올랐다. 상당히 인자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선생님이셨는데, 수업 시간마다 마대 걸레 자루 1/3 정도 되는 몽둥이를 들고 다니셨다. 선생님의 주특기는 지도 외우기. 5~10분가량 시간을 주고 오늘 배운 지도의 나라들을 외워야 했다. 못 외우면 몽둥이가 일하기 시작한다.(지금이야 상상도 못할 이야기겠지만...) 그래서 세계지리 시간은 다른 어떤 시간보다 긴장상태였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외운 지도가 내 기억 속에 얼마나 남아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읽으며 등장한 지도 속에서 드문드문 기억나는 게 있었다. 당시 몽둥이의 무서움이 만들어낸 주입식 기억이 전혀 쓸모없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 편이라고 이름이 붙어있지만, 이 책의 시작은 무려 중동이다. 중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이슬람교와 빈 라덴? 석유와 사막기후 등이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과 그들이 입고 다니는 터번과 원피스 같은 복장도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지도와 세계사가 어떻게 연결될까 내심 궁금했다. 내 기억 속에 지도 = 세계 지리지, 세계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지정학적 위치와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토대로 역사적 사실이 연결되니 마치 연상작용이라 할 정도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이 책에는 중동과 미국,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의 세계사가 등장한다. 서양 편이라는 이름과 달리 왜 시작이 중동일까? 나와 같은 의문을 갖는 독자들을 위해 머리말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고대 문명의 시작이 중동 지역(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등)이고, 이 문화가 유럽으로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중동은 지극히 유럽적 시각으로 만들어진 단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랍 하면 자연히 떠오르게 되는 이슬람교와 피의 전쟁의 역사, 독립과 분열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지리와 세계사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었다.

과거 혼란과 전쟁의 소용돌이에 큰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모 프로그램에 여행지로 등장하면서, 다수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있을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유럽 하면 가장 유명한 지역은 단연 중부 유럽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뿐만 아니라 동유럽 이야기에는 현재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속해있고,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역시 지리를 통해 내용을 알게 되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 밖에도 미국과 중남미,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지도와 함께 이어지는 세계사 이야기는 흥미롭고 이해도 빨랐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한쪽 가량 앞의 이야기를 정리해 주는 챕터도 담겨있어서 마치 요점정리 같은 느낌도 들었다. 서양 편에 이어지는 동양 편에서는 아시아에 대해 다룬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두 권을 읽고 나면 세계사와 세계지리를 단번에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궁금했고, 몰랐던 세계사의 이야기들이 한 번에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서 머리가 한결 맑아진 듯하고, 무엇보다 명쾌하고 재미있게 정리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성인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한결 편안하게 학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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