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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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다섯 번째 만난 책은 제목도 내용도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많은 책을 만난 건 아니지만, 작년에 읽으면서 쇼킹했던 소설이 있었다. 프랑스 작가(우연의 일치일까?!)인 기욤 뮈소의 『인생은 소설이다』라는 작품이었는데, 등장인물이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때론 협박을 하는... 액자식 구성도 아닌 처음 접해보는 4차원적 한 느낌이 가득한 소설이었다. 당시 소설이 주는 특이한 구성뿐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근데, 마음의 푸른 상흔을 읽고 보니 50여 년 전 프랑수아즈 사강이 한발 앞선 형식으로 소설을 이미 썼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또 신선했다. 이 작품 속에는 스웨덴 출신 남매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가 등장한다. 남매라지만 뭔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다. 이것만 보자면 그리 특이할 것 없는데, 여기에 작가인 프랑수아즈 사강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처음엔 갈피를 못 잡았다. 아니, 첫 시작부터 헤맸다. 이게 소설인 건가, 에세이인 건가? 작가가 등장했다가 남매가 등장했다가 뭔가 뒤죽박죽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작가가 등장하여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해 나간다. 자신의 이야기도 덧붙여가면서 말이다. 마치 작가 역시 소설 속 인물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중반부가 넘을 때까지 이해가 쉽지 않았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다행히 역자 후기를 읽으며 마음이 놓였다고 할까? 이런 신선하고 특이한 구성을 할 수 있는 작가라니... 마냥 놀라웠다.

스웨덴 출신이 남매는 파리로 이주해온다. 아무것도 없는 무일푼의 남매는 과연 파리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그들 남매에게 도움을 주는 한 남자 로베르 베시가 등장한다. 살기 위해서, 쉽지 않은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서 그들 남매가 선택한 행동들의 죄책감을 가지지만, 그럼에도 정당화될 수 있을까?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의 인물들을 등장시켜서 그런지, 다른 어느 소설보다 사강의 모습과 생각이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 달 후, 일 년 후 다음으로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특이한 구성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일 것 같다.

이렇게 프랑수아즈 사강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5권을 만나고 보니, 프랑수아즈 사강 하면 떠오르는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가 궁금해진다. 시도하다 포기했던 작품이었는데, 왠지 이제는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 브람스에 관한 책을 읽어서 그런지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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