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 건들건들 컬렉션
존 위딩턴 지음, 장기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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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주로 정치적 혹은 사상적 동기를 가지고 고용되거나 전문적인 살인 청부업자에 의해 수행되는 계획된 공격

암살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몇 년 전 봤던 영화 암살의 이정재의 최후 장면이다. 당시 이정재가 맡은 염석진이라는 인물은 원래는 독립운동가였으나, 변절하고 일제의 이중 스파이가 된 인물이었다. 해방이 된 후, 반민특위에 의해 법정에 세워지지만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자신이 한 일을 정당화하면서 말이다. 고구마 백 개를 먹은듯한 장면이 계속되고, 마지막 장면에서 안윤옥(전지현)은 염석진(이정재)를 살해한다. 인류가 시작되고, 무언가를 소유하게 되면서부터 암살 역시 존재한다. 암살의 역사라는 제목이 보여주듯이 인류의 암살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책 속에는 고대부터 로마제국과 중세,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시대별 암살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이미 들어 익숙한 요 근래의 인물들(오사마 빈 라덴, 존 F. 케네디, 에이브러햄 링컨 등) 뿐 아니라 인류 최초의 암살 희생자인 파라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앙리 4세, 마라 등 여러 인물들에 암살에 얽힌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방대한 사람들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우선 놀라웠다. 물론 각 시대별 암살의 트렌드가 있다곤 하지만, 대부분의 죽음은 빼앗기 위한 것이었다. 가령 정치적인 힘이나 정권, 패권 등과 왕권이 가장 많은 죽음의 원인이었다. 제목처럼 암살을 행한 사람이 자신 또한 암살당해 죽기도 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죽음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 안에서 행해지는 암살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이쯤이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현대의 범죄의 가해자가 피해자가 가족 안에서 나오는 걸 보면 이해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이야기 몇 편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가장 넓은 영토를 소유한 칭기즈칸이 14세의 암살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가 살해한 사람은 이복형이었다. 그가 형을 죽인 이유는, 형이 음식을 독차지했기 때문이라니...! (물론 후의 정적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살해했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입으로 뱉은 말에 대해 철저히 지키고, 명예를 중시하는 기사도의 시대에 암살이 상당히 많이 일어났다는 것과 성당이나 교회 역시 암살이 자주 일어나는 장소였다는 사실 또한 신기했다. 사실 갈수록 지능화되고, 살인청부업자가 등장할 정도로 고도화된 암살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의 대의를 위해 행해졌던 암살이 요즘은 돈만 주면 쉽게 암살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어 버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역사 속 암살을 통해 삶과 죽음의 모습과 그를 통한 시대적 배경까지 아우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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