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란의 계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4
김선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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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춘"이 들어가면 좋게 말하면 정겹고, 나쁘게 말하면 촌스럽다. (외삼촌 죄송해요;;) 제목에 춘란은 이 소설의 주인공 박춘란의 이름이다.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태어난 춘란. 그런 그녀는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다. 엄마에 대해 묻는 춘란에게 아빠는 늘 춘란을 자신이 낳았다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연애를 꾸준히 하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춘란. 딸의 머리는 아침마다 열심히 묶어주는 아빠 덕분에 유치원 시절에는 나름 인싸였지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짝에게 고백한 어느 날부터 춘란은 따가 된다. 그런 춘란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강태승. 태승이는 남자아이지만 화장을 하고 다닌다. 그냥 비비크림 정도가 아니라 풀 메이크업을 하고 다닌다. 문제는, 그런 태승에게 학교 일진인 서지우 무리가 학폭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태승을 강게이라고 부르는 서지우 무리. 우연한 계기로 태승과 친해진 춘란. 둘은 버려진 창고 같은 아지트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서지우 무리에게 발각되어 강제 키스를 당한 그날 이후 태승은 사라진다.

아빠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긴 춘란. 하지만 춘란은 그 가정에 속하는 것이 어색하다. 아니, 하나 있던 아빠마저 빼앗긴 기분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춘란에게 다가오는 신비. 신비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묘한 감정에 빠지게 되고 신비를 사랑하게 되는 춘란. 과연 신비는 어떤 아이일까?

책 속에는 학폭. 왕따. 몰캠. 재혼가정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모든 것을 경험한 춘란의 성장기라고 하기에는 아픈 이야기가 너무 많다. 한편, 익숙한 이야기도 있다. 요즘 특히 이슈가 되는 연예인들의 학폭 이야기가 이 책 속에도 등장한다. 어려서 몰랐다는 핑계는 사실 너무 구질구질하다.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말의 의미도 솔직히 모르겠다. 왜 연예인이 되고, 뜨고 나서 갑자기 사죄를 하는 걸까? 미리 사과를 할 순 없는 걸까?

또한 이유 없는 선의에 대하 다시금 의심해 보게 되었다. 어른이 되니, 순수할 수 없나 보다. 이유 없이 다가오는 선의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의심의 눈초리를 갖게 되니 말이다. 신비가 춘란에게 한 행동을 보며, 춘란 나와 같은 색안경을 끼고 주위를 바라보게 될까 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출생의 비밀. 지금 방영하는 모 드라마의 설정과 너무 비슷해서 당황스러웠다. 아이를 버리고 떠난 엄마. 그리고 죽을 병에 걸려 아이에게 연락을 하는 엄마. 한 번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너무 식상하지 않나? 그럴 거면 왜 버린 거지?

춘란의 계절. 아니 유진으로 개명했으니 이제는 유진의 계절이 되는 걸까? 두 자 차인데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춘란의 계절이 낫다. 더 임팩트가 있다.(춘란아 미안해... ㅠ) 물론 식상한 부분도 없지 않긴 하지만, 그만큼의 사이다도 준비되어 있다. 그래서 속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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