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ㅣ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사람 3부작의 마지막 편 브랜든을 만났다. 늘 읽을 때마다 묵직한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d 몬 작가의 책 브랜든을 읽으며,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2편인 에리타에 이어 사람의 정의가 더욱 넓혀진 것 같다. 책 속에는 각자를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종의 다른 모습을 한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그중 하나는 에리타에서 만났던 가온과 비슷한, 우리가 보기에는 괴상한 형태의 로봇같이 보이는 올미어.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올미어는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은 브랜든. 그리고 인간과 같은 무리생활을 하고, 생식을 통해 번식을 하며 자신들의 언어를 가지고 신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는 털북숭이 인간 라키모아.

가난한 가정 형편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부를 하지 못했던 브랜든은 지구에서 사는 게 힘들다. 사회 부적응자인 그는 다른 공간의 존재와 관계를 가지고 싶었다. 그런 그는 스스로 만든 기계를 통해 다른 차원의 세계로 건너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올미어. 지극히 기계적이고, 냉소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로만 이야기를 하는 올미어는 브랜든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벌레 같은 의미 없는 존재라고만 여기뿐이라 말하지만, 올미어 역시 브랜든에게 왠지 모를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브랜든이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하자, 그는 바다와 비슷한 곳으로 브랜든을 옮겨준다. 올미어에 의해 또 다른 인간종인 라키모아와 잠깐 만나게 된 브랜든. 올미어가 준 능력 덕분에 라키모아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근데, 라키모아는 브랜든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그를 신의 대리자로 알게 된다. 올미어는 신이고... 올 미어와 의견 차이를 보이던 브래든은 결국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올미어를 깨어 손상시키고 지구로 돌아온다. 하지만, 올미어를 살해했다는 사실에 그는 큰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데...

인간이란 무엇일까? 인간인 우리는 공동체 생활을 한다. 우리가 공동체 생활을 하기에, 공동의 무리생활을 하지 않는 홀로 살아가는 존재를 보고 인간이 아니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감정이란 무엇일까? 감정 없이 이성으로만 살면 오히려 깨끗하고 행복할까? 물론 감정이 때론 실수를 저지르긴 하지만, 감정이 없는 존재는 기계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하지만 감정이 없는 존재 스스로 인간이라 생각한다면, 감정을 가진 우리를 보고 같은 인간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주제와 내용을 담고 있고, 글이 아닌 그림으로 그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d 몬 작가의 책을 접하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절제된 문장과 그림 안에 담긴 의미가 상당히 크고 무겁고 진하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1편인 데이빗을 아직 만나지 못했는데, 1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하다. 잘못된 선택을 하지만, 후회할 줄 알고 되돌리고자 노력하는 것. 그 또한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