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바와 춤을 - 진정한 자유인과 함께한 그리스 여행기
홍윤오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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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 발생 소식에 가슴이 콱 막힌다. 하늘길이 막힌지는 이미 오래고, 언제 즈음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보는 순간 가슴이 확 트이는 파란색과 흰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전경이 그 어느 때보다 가슴 가득 담긴다. 예전에는 여행서나 여행 에세이를 읽을 때 간접 여행이라는 사실에 방점을 찍었던 것 같다. 그저 직접 가지 못하는 곳을 다녀온 누군가의 책과 사진을 통해 나 또한 가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을 공유하는 것 정도로 치부했던 것 같다. 사람이 참 아이러니한 것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여행길이 막혀서 더 이상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체감되어서 그런지, 다른 때 보다 여행 관련 서적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그뿐만 아니라 부러움을 넘어서 읽는 내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경험했다.

이 책은 저자가 14일간 머문 그리스에서의 여행기가 담겨있다. 일반적인 이야기와 다른 점이라면, 그리스인 조르바와 함께한(?) 여행이었다는 점이다. 제목은 익히 들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않은 고전소설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역시 조르바는 초면인지라 그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 속 저자가 풀어낸 이야기로 짐작을 할 정도였다.(막상 읽고 나니 진정한 자유를 외쳤던 그를 나 또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산으로 들어간 자연인이 아닌,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자유를 찾아냈던 조르바의 모습을 닮은 여행이라고 할까? 저자의 여행 루트를 따라 같이 읽어가면서, 나 또한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그리스로 떠나기 전부터,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가장 원하는 여행지와 음식 등을 먼저 꼽았다. 여행 초반에는 먼 곳으로, 여행의 마지막에 다다를수록 가까운 곳으로 루트를 짜면서 12일(14일 중 2일은 비행기 이동시간이므로 제외)을 보내게 되는데, 중간중간 섬이나 먼 곳으로 이동하는 자투리 시간 또한 잘 활용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리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모 음료 광고에 등장하던 그 파랑과 백색의 조화가 눈에 띄는 산토리니 섬이었다. 어디서 찍으나 화보가 되는 듯한 사진이 등장하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사진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도 자꾸 들었다. 역시 여행서적의 묘미는 사진이 아닌가 싶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세밀한 것을 사진 한 장이 다 채워주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니 속 시원함과 함께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전경들과 사진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그림들 속에서 그리스에서의 귀중한 시간을 저자와 함께 보낸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리스에서의 조르바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만끽했던 시간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싶다는 것 그리고 기회가 되면 그리스 여행을 꼭 한번(특히 산토리니 섬) 해보고 싶어졌다. 여행은 당장 힘드니, 우선 그리스인 조르바 먼저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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