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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3 - 결전의 날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2월
평점 :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가씨는 못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 주지.
그러한 감정이 다른 존재들을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고통스러워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다른 존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3권에 이르는 기괴한 레스토랑이 드디어 완결되었다. 시리즈물을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후에 읽는 편이다 보니(기다리는 것 잘 못하는 성격) 내심 다음 편이 빨리 나오길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3권이 빠르게 출판되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우연히 만난 눈동자 색이 특이한 고양이 루이를 따라나선 시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동굴에 빠지게 된다. 요괴 마을에 다다른 시아는 레스토랑의 주인인 해돈 앞에 선다. 마치 용왕에게 바쳐진 토끼처럼 불치병을 앓고 있는 해돈을 고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인간의 심장이 필요했다. 선택의 여지없이 죽게 된 시아는 한 달의 기한을 벌게 되고, 그 기간 동안 레스토랑 일을 돕게 된다. 그곳에 만난 동갑의 친구 쥬드는 낯선 요괴 마을에서 시아를 지켜주는 친구가 된다.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며 실수를 하게 되면 거미여인에게 잡혀먹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더 빨리 심장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시아는 매번 악마 하츠의 덫에 걸려들게 된다. 문제는, 시아가 그 상황을 빠져나가는 것을 도운 게 누군지를 밝혀내려 한다. (당연히 시아를 도운 인물은 친구 쥬드다.)
마지막 편이기에 그동안 뿌려져 있던 이야기들의 앞뒤가 다 맞춰진다. 2편에서 이어진 발레리나이자 현재 레스토랑에서 거미줄을 뽑아내고,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잡아먹히고 마는 거미여인(아카시 아양)과 시아가 해돈의 병을 고치기 위한 한 달 말미를 위해 사인한 계약서 톰의 팔의 주인공인 톰과의 일화,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세 인물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실 2권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지만, 마지막에 웃는 인물은 누구일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오히려 도움을 주고,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는다. 근데, 믿는 도끼였기에 더 아프다. 생각보다 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
사실 해돈을 고칠 수 있는 약을 구할 것이고, 시아는 죽지 않고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세부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냐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흡족하다.
마지막으로 반전을 좋아한다면, 기대해도 좋다. 설마가 사람을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흥미로운 판타지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시아를 비롯한 인물들과 헤어짐이 아쉽다. 과연 시아의 바람처럼 오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마 제목을 보면 다시금 시아와의 이야기가 생각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