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구름 미스티 - 마음에 먹구름이 낀 날 제제의 그림책
딜런 드레이어 지음, 로지 부처 그림, 서남희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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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출산하고 육아휴직 중이다. 큰 아이만 키울 때는 몰랐는데, 정말 짜증이 많이 늘었다.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다. 소리 지르고, 야단치고, 화내고... 매일 아침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큰 아이 앞에서는 도로 아미타불이다. 그래서 이 동화 속 미스티의 이야기에 마음이 갔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날은 나 또한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엄마 기분도 좋지 않았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인지라, 같이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니나 다를까, 이제 한글 공부를 시작하고, 조금씩 한글을 읽게 된 아이는 "마음에 먹구름이 낀 날"이라는 제목을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 역시 책을 읽기 전 인지라 아이의 생각이 궁금했다. "먹구름"이 끼면 하늘이 어떨까?라는 말을 걸어봤다. 아이는 먹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 오는 날 장화를 신고 첨벙첨벙 걷는 것은 좋지만, 비가 오면 씽씽이를 탈 수도, 놀이터에 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는 꼬마 구름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중 오늘의 주인공은 미스티다. 맑은 하늘이 좋은 클레어는 야구선수다. 클레어는 야구를 좋아하는데, 비가 오면 야구를 못하게 돼서 너무 속상하다. 그런 클레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꼬마 구름 미스티는 아침부터 기분이 몹시 안 좋다. 한참 좋아하는 열기구 꿈을 꾸고 있는데, 비행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단잠을 깨웠기 때문이다. 짜증이 난 미스티는 친구들과 놀고 싶었는데, 오늘따라 친구들은 하나같이 바쁘기만 하다. 절친 위스피는 숙제 때문에 놀 시간이 없다고 하고, 스커드는 동생 님비를 돌봐야 한단다. 짜증이 쌓이고 쌓인 미스티는 결국 화를 내고, 그 순간 우르릉 쾅 벼락이 떨어진다. 미스티의 눈물에 폭우도 쏟아진다. 결국 클레어는 야구 경기를 중단하고 집으로 향한다. 야구를 할 수 없는 클레어 역시 미스티만큼이나 짜증이 나고, 구름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미스티의 기분을 알아차린 엄마가 미스티에게 말을 거는데...

 

 

 

우울하고 짜증 나는 기분을 구름에 빗대어 표현했다. 미스티의 기분은 결국 다른 누군가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짜증도 전염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느낀 기분을 억누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기분이 누군가에게 안 좋은 결과가 된다면 생각해 볼 일이다. 다행이라면 그런 미스티의 마음을 알아줄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와 책을 읽으며 기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그러고 나서도, 늦게까지 안 자고 노는 아이에게 또 화를 냈지만...;;

마음에 먹구름이 낀 날 무엇을 하면 좋을까? 그런 내 마음의 먹구름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마지막 장에는 구름과 여러 가지 기상현상에 대해 정리되어 있기에 감정과 지식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을 수 있었다. 어려운 말이지만, 쉽게 표현되어 있어서 설명해 주기 좋았다. 예쁜 그림체와 많지 않은 글 밥 덕분에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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