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집 안전가옥 오리지널 11
전건우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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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디 있니?"

책을 읽으면서 두 사건이 떠올랐다. 양부와 양모에게 입양되어 가정폭력으로 결국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보험금을 노리고 아들의 손가락을 절단했던 비정한 아버지의 이야기 말이다. 소설 자체가 공포스럽지만, 정말 공포스러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 아닐까?

그림동화 작가 현민은 도깨비 탐정 시리즈로 일약 스타작가가 되었다. 승승장구하던 현민은 2년 전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서울의 한 사립 초등학교 4학년 소년이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의 얼굴을 커터 칼로 그었는데, 그 아이의 가방에서 도깨비 탐정이 나왔다. 대놓고 그런 장면이 묘사되진 않지만, 커터 칼이 책에 등장했었다는 이유로 졸지의 현민의 책은 절판되었고 현민은 공황장애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현민과 아내인 명혜, 아들인 동우, 딸인 희우와 지우 이렇게 다섯 가족은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서울이 아파트를 팔고 교외의 파란 지붕집으로 이사를 온다. 이사 온 첫날부터 심상치 않은 기묘한 느낌이 가족 곁을 겉돈다. 책 속에는 명혜와 현민 그리고 동우의 시각에서 벌어진 일들이 담겨있다. 처음부터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은 점점 가족을 옥죄어온다.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임에도 파란 지붕 집은 한기가 서려있다. 전에 살던 가족들이 놓고 갔다는 가구들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살림살이들이 내내 거슬렸던 명혜는 몇 가지 가구를 제외하고는 전부 정리를 했다. 2년 전 갑자기 사라졌다는 집 주인과 가족들 역시 명혜네처럼 5식구였다. 그들은 왜 갑자기 사라진 것일까?

2년 전 만났던 김구주 법사와의 일이 사건의 시작이다. 장례식장을 들렀다 오는 길에 동우는 차 뒤에 누군가가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이어 동우를 제외한 온 가족은 깊은 잠에 빠져드는데, 그때 불빛과 경적을 통해 동우 가족을 구해준 은인이 바로 김구주 법사였다. 결국 퇴마를 통해 가족을 살린 김구주 법사의 명함을 받은 현민. 그와의 만남은 오귀택인 파란 지붕집의 일과 연관이 된다.

귀신에 대한 소름 끼치는 두려움이 가득한 이야기지만, 가정폭력 이야기가 더 무섭고 신경이 쓰였다. 모든 입양부모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파렴치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소설이라지만, 실제 우리 사회 속에서도 벌어진 일들이기에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찝찝하다. 역시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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