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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 문아람이 사랑한 모든 순간 ㅣ 그저 좋아서 시리즈
문아람 지음 / 별글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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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내 어린 시절이 살포시 떠올랐다. 바라고 원하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가득히 담겼다고 해야 할까? 특히 음악 쪽은 얼마나 빨리 시작했느냐에 얼마나 재능이 있느냐로 재단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소위 아는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봐와서 그런지 작곡가이자 연주가인 문아람의 이야기는 색달랐다.
나 역시 처음 피아노를 접했던 것이 교회였다. 악보도 볼 줄 모르고, 피아노는 더더욱 배운 적이 없음에도 듣고 비슷한 음을 눌러가며 노래 한 곡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피아노를 칠지도 모르면서 반주를 하겠다고 내가 듣고 익힌 곡을 눌러가면서 쳤던 기억도 있다. 피아노를 너무 배우고 싶어서 결국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배운 피아노는 지금까지 내 취미가 되었다. 하지만 책을 보고 하는 연주보다 즉석에서 코드로 연주하거나 듣고 치는 것이 여전히 편한 걸 보면 그렇게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진 않다.
책 속 소녀 역시 교회에서 피아노를 처음 접하고 그렇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다. 연습을 하려면 늘 교회에 가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꼭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는 그녀의 꿈이 결국 그녀를 그 길로 갈 수 있게 했다. 밀양에서 대구까지 일주일에 한 번 레슨을 받으러 갈 때면 복기하고 또 연습하고 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짧은 레슨 시간 동안 놓치지 않기 위해 악보 빈자리에 빽빽하게 적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처럼 그녀는 노력형 인간인 것 같다. 그런 포기하지 않은 노력 덕분에 그녀는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었다.
학비와 생활비 덕분에 택한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도 참 열심히 살았다. 그런 인생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지혜와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참 예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 또한 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으로부터 감사와 겸손을 배워서 그런지 스스로의 위치에서 감사할 줄 아는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모습을 비춰봐서 부끄럽기도 했다. 좋아하는 것을 통해 또 다른 기쁨을 맛보는 삶.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한 줄이 읽는 내내 떠오르는 글이었다. 책을 읽으며 문아람의 음악을 찾아서 들어보았다. 기존의 곡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편곡을 하기도 하고, 새로운 곡을 만들기도 했는데 둘 다 아름다웠다. 앞으로도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멋진 작곡가이자 연주자가 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