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요괴 추적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1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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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어린 시절에는 지금처럼 24시간 만화를 볼 수 없었다. 방학 때마다 비디오를 녹화해서 하루 종일 돌려봤었는데, 그중 하나가 머털도사였다. 수많은 요괴들이 등장하고, 어리숙하기만 한 머털이 머리털을 뽑아 요괴를 물리친다. 더벅머리의 머털은 누덕 도사로부터 도술을 배운다. 그리고 그 도술을 이용해 세상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요괴를 소탕해간다. 어린 시절 본 머털도사 이후로 요괴에 요자도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렇게 흥미롭게 봤던 요괴 이야기임에도 말이다.

이십여 년이 지나 다시 만난 요괴는 좀 색달랐다. 이번에도 역시나 어리숙한 아니,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도사가 등장한다. 점괘가 딱딱 맞던 칠랍 법사의 아들인 구랍 법사가 바로 그이다.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서평을 쓰다 보니 구라 - 구랍? 그런 이름이었나? 하는 생각이 급 들었다.) 점괘를 잘 못맞추는 구랍 법사는 맹인인 녹치 선사와의 대결을 하던 중 팽나무 할아버지의 증언을 토대로 과거 실록청 기사관을 지낸 선대를 닮아 요괴를 꿰고 있는 지호 선비 덕분에 훼훼귀 잡는 구랍 법사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여 선비가 구랍 법사를 찾아온다. 그는 구랍 법사에게 자산의 조카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근데, 그 조카를 납치해간 존재가 아주 특이했다. 푸른 피부를 가졌고, 피부가 금속처럼 매끈하다고 한다. 친구인 지호의 소개로 구랍 법사를 찾아온 선비는 그간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도여 선비의 조카는 태어났을 때부터 뭔가가 빠져있는 것 같았다. 결국 형수는 아이를 고치기 위해 광산업자를 소개받게 되지만 광산업자는 상당히 이상한 것을 요구한다. 그에 대한 정보는 푸른 피부를 가졌다는 것뿐이다. 염력으로 요괴를 잡는다는 구랍 법사와 제자인 막동이는 과연 광산업자로부터 도여 선비의 조카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까?

읽다 보니 피식 웃음이 터지는 부분이 상당하다. 돌팔이 중에 상돌팔이 같은 구랍 법사와 오히려 법사보다 철들어 보이는 막동이의 요괴 퇴치 작전 말이다. 요괴를 찾아 나서면서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접점을 이루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접점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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