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생활기록부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나혁진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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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미스터리를 좋아한다. 일명 한국형 추리소설. 트릭이 정교하고 빈틈없는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왠지 정겨운 우리 정서가 담긴 소설 말이다. 개인적으로 범인을 유추하고, 작가가 쓴 복선이나 트릭을 찾느라 머리가 아픈 소설보다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K-미스터리가 좋다.

유령 생활기록부. 제목부터 뭔가 궁금해진다. 유령과 어울리지 않는 생활기록부라는 단어 때문이다. 생활기록부는 학창 시절의 성적을 비롯한 평가가 담겨있는 문서다. 그런데, 유령도 생활기록부가 필요한 걸까? 첫 장을 넘기니, 더 당황스러운 상황이 펼쳐진다. 보통은 왜 죽었는지를 풀어가는 상황이 펼쳐지는 데 반해, 유령 생활기록부의 시작은 주인공인 허영풍이 죽어서 유령이 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줄 알았던 남자가 사실은 영풍을 살해한 범인이었다. 그의 호의에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는 순간, 끔찍한 고통이 영풍을 휩쓸고 지나간다. 칼에 의한 자상으로 엄청난 출혈이 나는 가운데, 영풍은 그렇게 유령이 된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영풍. 집을 한 블록 남겨두고, 술기운에 연쇄살인범에게 당한 것이다. 졸지에 유령이 된 영풍은 결국 갈 곳이 없어 배회하던 중, 교통사고 장면을 목격한다. 유령 친구(?)가 생기는 건가 싶어서 교통사고가 난 곳으로 가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노인은 자신과 같은 유령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10살 초등생 철우. 죽은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학교에 가고, 방과 후 돌아다니지 않고 집으로 간다. 그런 철우를 따라가는 영풍. 가족들의 단란한 모습을 보며, 철우는 기가 죽는다. 3살짜리 여동생 연희와 놀아주는 부모의 모습에 질투 아닌 질투 또한 느낀다. 다음 날, 동네 엄마들의 이야기를 통해 철우가 수면 무호흡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영풍. 근데 뭔가 석연치 않다. 과연 철우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까?

사실 영풍은 살아있을 때 직업도 변변치 않았고, 토토라고 불리는 도박에 빠져 살기도 했다. 그런 영풍이 오히려 유령이 된 후 유령 탐정이 되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죽음들과 생전 영풍과 관련 있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진다. 아마 조금만 눈썰미가 있는 독자라면 각 단편의 제목이 의미하는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죽는다고 유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과연 유령이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하다면 유령 생활기록부를 통해 영풍과 함께 추리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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