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 물들다 -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
박영진 지음 / 일파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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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 금지된 코로나19 시대를 보내고 있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여행에 대한 갈급함이 심하다. 사실 갓난쟁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근처 공원을 나가는 것도 괜스레 조심스럽고 자제하는 터인지라 더욱 그런 것 같다. 다행이라면 여행서나 여행 에세이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보니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고나 할까?

한참 버킷리스트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때론 여행이 삶의 윤활유가 되어주기도 하기에 마냥 힘들다고만 할 수 없기도 하잖은가? 때론 지독히 고생스러운 여행도 나중엔 추억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나 역시 버킷리스트에 여행이 담겨 있었고, 그중에서도 유럽여행을 꼭 한번 하고 싶었다. 한참 유명했던 크로아티아나 체코,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을 고민하며 혼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어렸을 때는 재정적 문제가, 나이가 드니 시간적 문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보고 싶다.

이 책 또한 유럽의 포르투갈에 대한 여행 집이다. 사실 포르투갈 하면 떠오르는 게 그리 많지 않다. 내 기억에 포르투갈 하면 2002년 월드컵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여전히 내게 포르투갈은 월드컵밖에는 기억나는 게 없었을 것 같다. 포르투갈의 물들다의 저자는 현직 여행사 대표다. 외국에서 오래 살면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 여행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오랜 기간 준비해서 창업을 했다고 한다. 저자가 과거에 경험했던 포르투갈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서들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안내서와 에세이의 합작이라고 할까? 포르투갈의 여행하기 좋은 도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때론 맛집도 소개해 주고, 유명 인사가 다녀간 숙소나 카페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는데 그 안에 풍성한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물론 객관적인 여행서라고 보기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서 에세이 같은 느낌도 든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순례길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 역시 순례길은 스페인에만 있다고 생각했다. 보통 프랑스 생 장에서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800km를 순례길이라고 이야기하니 말이다. 근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순례길은 50개가 넘는 길이 존재하고, 포르투갈에서 출발하는 순례길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순례길을 걸으며 경험했던 이야기를 책 속에 펼쳐놓는다. 보통 포르투갈의 순례길은 리스본에서 파티마까지로 스페인의 순례길이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포르투갈은 파란색이 함께 표시되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스페인에 비해 여러모로 편의시설(숙소 - 알바르게)이 적어서 쉽지 않았지만 순례길에서 만난 친구들과 또 소중한 인연들이 담겨있어서 흥미롭기도 했다.

책 속 어디를 펴도 포르투갈의 사진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런지, 저자와 함께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제목 그대로 포르투갈의 물드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포르투갈 여행도 흥미로울 것 같다. 음악을 사랑하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포르투갈을 만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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