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 팩토리나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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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그게 참 안타까워."

오랜만에 읽는 순정만화 같은 소설이었다. 사실 제목부터 너무 뻔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읽다 보니 빠져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어느 정도의 결말을 예상했기에 스토리도 예상이 되었지만, 생각지 못한 반전의 허를 찔렸다. 진짜 감정이 이입되어서 나도 모르게 울면서 읽다가... 반전 앞에서... 감정을 놓아버렸다. 근데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왔다. 역시....!!

특이한 알바를 하게 된 전세계. 100일간의 계약 연애를 하게 되었다. 계약금은 3억. 그리고 100일 후 3억. 도합 6억이다. 정말 억 소리 나게 어마어마한 일이다. 전세계는 남친 역할이고, 근무시간은 딱히 없다. "갑"이자 "계약 여친"인 은제이가 부르면 달려가야 할 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조항 한 가지.

"갑"에게 마음을 빼앗기면 계약은 종료된다.

계약금은 물론 위약금까지 6억을 뱉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전세계는 이 계약을 수락한다.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믿었던 것일까? 그렇게 둘의 계약연애는 시작된다. 제이는 세계를 보자마자 우선 옷부터 새로 입혀야 할 것 같았다. 후줄근한 후드티를 벗기고 멋진 슈트를 입힌다. 그나마 볼 만하다. 근데 제이는 죽음을 수시로 말한다. 그녀가 요구하는 것들은 버킷리스트에 담겨있는 것들이다. 물론 세계 입장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 투성이다. 하지만 "을"이니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처음에는 제이가 말하는 죽음이 그저 짓궂은 소리라고만 생각했다. 제이의 심장이 고장 났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는 세계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심장 또한 고장 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제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고, 제이가 걱정되고... 제이 생각에 콩닥거리는 심장을 갖게 된다. 계약 조항을 어기고 만 것이다. 부쩍 상태가 안 좋아지는 제이. 그녀의 마지막이 가까워져오는데...

"삶은 하나의 아름다운 놀이라고 생각해.

놀이에는 항상 규칙이 있지만 진정한 재미는 그 규칙을 위반하는 것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어?

무언가에 얽매이지 말고 재미있게 놀이를 즐겼으면 좋겠어.

우리는 삶을 구경하러 온 구경꾼들이 아니니까."

인간의 감정은 무 자르듯 할 수 없다. 그리고 삶에는 절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이는 원하는 걸 얻었고, 세계도 원하는 것을 얻었다. 알콩달콩, 티격태격 조금씩 서로에게 젖어드는 둘 사이의 이야기지만 읽는 내내 설레었다. 츤데레의 매력이 있는 전세계와 소녀 감성이 풍부하고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픈 은제이의 사랑 이야기.

역시 불치병, 시한부 삶과 돈은 뻔하지만 둘 사이의 이야기는 진부하지만은 않다. 오랜만에 설레는 감정을 오롯이 느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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