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협박 시 주의사항 - JM북스
후지타 요시나가 지음, 이나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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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살인범을 협박하다니...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쉽지 않을 터다. 아야나 케이코는 대학 졸업반 학생이다. 홀어머니 아래서 공부 중인 케이코는 생활고에 시달린다. 그래서 결국 그녀가 선택한 아르바이트는 호스티스다. 태풍으로 비가 억수같이 오던 밤, 손님인 세무사 시마자키와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그의 추행에 케이코는 택시에서 내린다. 그리고 걷던 중 가끔 손님으로 가게에 들르던 쿠니에다 고로를 본다. 비를 뚫고 한쪽 다리는 절면서 뭔가 불안해 보이는 게 수상했다. 다음 날, 쿠니에다를 마주친 멘션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순간 케이코는 그 사건의 범인이 쿠니에다가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에 휩싸인다.

한편 친구의 소개로 요시키 코타로와 어울리게 된 케이코는 그가 같은 고향 출신에 대기업 섬유회사 사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지만 그의 앵앵대는 목소리가 걸리는 케이코는 그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정도로 코타로를 대한다. 케이코가 출판사 취업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코타로는 지인 중 출판사에 근무하는 타구치 카즈마사라를 소개해 준다. 당장 취업을 도와줄 힘은 없지만 다른 곳을 알아봐 줄 수 있다는 말을 하는 타구치. 사실 속내는 케이코를 꼬시고 싶다는 것임을 코타로는 이야기해 준다.

범인이라 생각하는 쿠니에다는 생각보다 매너가 좋았다. 케이코에게 부담을 주지도 않고, 정중하기까지 하다. 인간적으로 쿠니에다를 좋게 보는 케이코는 그러면서도 그에게 협박을 해서 돈을 받아낼 생각을 한다. 결국 우연히 만난 동료의 가발을 보고 케이코는 구체적으로 협박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다. 가발과 화장법을 다르게 하는 것은 물론, 협박범에게 돈을 받을 호텔을 답사하고, 협박편지를 만들 신문과 지문이 남지 않게 장갑까지 구매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번화가의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다. 협박 일로부터 6일 후 2,000만 엔의 돈을 준비하라는 편지 말이다. 엔지니어 인재파견 회사의 사장인 쿠니에다 이므로 그만한 현금은 있을 거라 생각하는 케이코. 근데, 케이코를 본 사람이 있다. 코타로가 소개해 준 모임에서 알게 된 요네지마라는 자동차 회사 사원이다. 과연 케이코는 살인범을 협박해서 무사히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제목과 같이 케이코는 살인범을 협박해 돈을 얻어내고자 한다. 평소에 좋게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 말이다. 그 자체가 놀라웠다. 그마저도 얼굴을 보는 사람인데 말이다. 역시 추리소설답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정말 나쁜 사람은 살인범일까? 읽다 보니 살인범 보다 더 나쁜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리고 그들의 실제 정체를 알게 되면 또 다른 생각이 마구 솟아오른다. 역시 악역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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