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집 - 어둠을 찢고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박성신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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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층간 소음 관련 사건사고를 매체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나 역시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다. 코로나로 가정 보육을 하게 되면서부터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둘째가 아직 갓난아기이기 때문에 마스크도 못쓰는 지경인지라, 큰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워낙 늦게 자는 아이인지라, 10시 넘으면 걷는 소리에도 부쩍 신경이 쓰인다. 아무리 입이 닳도록 뛰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인지라 까먹기도 일수다. 그나마 요즘은 잠깐이라도 뛰어놀 수 있도록 잠깐씩 바깥공기를 쐬어주는데, 아이는 그 시간을 참 행복해한다. "이제 뛰어도 되죠?"라는 아이의 질문이 때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다.

책 속에는 층간 소음에 관한 4명의 작가들의 연작소설이 담겨있다. 사실 한국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은 들어본 이름의 작가들이다. 추리소설 작가들답게 담겨있는 이야기가 만만치 않다. 섬뜩한 이야기에 설마...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뉴스를 보면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살인사건이 등장하기에 딱히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4편의 소설 중 두 번째 있는 윤자영 작가의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 소음 전쟁이라는 소설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았다. 유난히 소리에 예민한 1402호 노부부가 살해되었다. 유력한 용의자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1502호 박승관이 지목된다. 1402호 권은경 할머니는 잔디밭에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안전고리가 잠겨있는 집 안에서는 남편 오경일이 침대에 칼에 찔린 흔적과 함께 사망한 채 발견된다. 결국 형사들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13층과 14층, 15층의 사는 주민들의 증언과 알리바이를 확인하는 형사들은 생각지 못한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찾게 되는데...

사실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층간 소음에는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위 아랫집의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다툼은 함께 사는 다른 집에도 피해를 일으킨다. 싸우는 소리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원래 한번 거스르는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리기도 한다고 한다. 이미 서로 간의 감정이 격해져서 작은 소리에도 색안경을 끼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얼마 전 본 프로그램에서 층간 소음에 대한 범죄 이야기를 다루며 건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실제 층간 소음은 바로 윗집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각선 혹은 옆집 소리를 윗집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미 층간 소음으로 관계가 어그러진 상태이기에 서로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무래도 아파트의 경우 다세대가 살고 있기에 일반 주택에 비해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가 만 2년 넘게 진행되다 보니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층간 소음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하는 것 같다. 층간 소음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이야기와 함께,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의 맛 또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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