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예술가들 - 스캔들로 보는 예술사
추명희.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주위에 음악을 하는 지인이 몇 명 있는데, 특징이라면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예전부터 우스갯소리로 현하는 사람(특히 바이올린)은 만나지 말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해준 친구가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친구도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발칙한 예술가들 속에서 만난 30인의 인물들은 그들의 명성만큼이나 특이하고 예민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대작들을 남긴 것일까 싶기도 하고, 대작을 남긴 대신 이런 추문들에 휩싸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위 말하는 평범한 삶은 아니었던 것 같다.

스캔들이라 적고 로맨스라 읽는 부제처럼(때론 내로남불 일수도) 그들을 둘러싼 사랑 이야기는 현재 들어도 충격적일 정도로 놀랍기도 하다.(나름 개방된 사회라는 21세기에 사는 나도 놀라운데, 당시였으면 정말 손가락질을 받을만한 스캔들도 상당하니 정말 시대를 앞서가는(?) 예술가들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음악인들의 스캔들 중 몇몇은 매체나 책을 통해 들은 적이 있었는데 화가들의 스캔들은 거의 다 처음 듣는 것이어서 신선했다.

음악인 중에도 금사빠가 꽤 있었다는 것(리스트, 바그너, 드뷔시 등)과 지고지순한 사랑의 순애보를 보여준 모차르트 그리고 소위 가짜 뉴스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은 비발디 등 음악가들의 사생활이 담겨 있는 1부 속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음악만 들으면 참 서정적이고 아름답기도 한데, 음악과 그들의 사생활이 얽히니 뭔지 좀 색안경이 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랑 앞에서는 처음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기에, 그 감정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그럼에도 자신의 집도 아닌 쇼팽의 집에서 불륜을 벌인 리스트와 마리 플레옐의 이야기는 상당히 쇼킹했던 것 같다.

반면 미술인들의 사생활 속에 담긴 이야기들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이 바로 다빈치 이야기였다. 다빈치 실제 이름과 그 뜻부터 놀라웠다.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 다빈치가 본명인 그의 이름의 뜻은 빈치 지역 출신의 세르 피에로의 아들 레오나르도라는 뜻이란다. 우리가 부르는 다빈치가 "빈치 지역 출신"이라는 지역명일줄이야...ㅎㅎ

두 번째 놀라웠던 것은 그가 사생아였다는 것이다. 아버지 피에로는 사실 약혼자가 있었는데, 잠시 고향을 방문했다 원 나이트를 했던 카테리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다빈치였다. 이런저런 성장과정을 겪으며 할아버지, 아버지, 숙부 등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살았기에 사실 다빈치의 성격이나 성장과정에는 알지 못하는 상처가 참 많았을 것 같다. 세 번째 놀라웠던 것은 동성애와 ADHD였다. 이것저것 벌리기는 잘하지만 마무리를 못하는 중도포기작이 많았다는 것과 성 혐오와 여성보다는 남성들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는 증거가 발견되는 걸 보면 다빈치의 천재성 만큼이나 특별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뛰어난 작품을 남기는 사람들인 만큼 평범한 감정을 소유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런 희로애락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요즘처럼 어디든 나가는 때에 책을 통해 오랜만에 음악 감상도, 작품 감상도 할 수 있었다. 각 인물들의 시작 페이지에 QR코드가 담겨 있어서 랜선 미술관 투어와 음악회를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함께 곁들이면 참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비범한 작품에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사랑에 예민한 이들이기에 그 마음을 담은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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