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 세탁소 안전가옥 오리지널 9
이재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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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설도 독특했다. 작가 이름이 낯이 익다 했더니 호랑낭자뎐 작가였다니...^^ 표지 날개에서 작품을 발견한 순간 기대감이 더 피어올랐다. 지극히 개인의 취향이지만, 짜임새 있게 잘 짜이고 반전미 있는 소설도 좋아하지만 한국식 추리소설! 우리의 감성에서만 이해되는 소설류를 더 좋아한다. 뭔가 뻔하기도 하고, 빈틈이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만이 이해할 수 있기에 더 와닿는 B급 추리소설이라고나 할까? 막 세련되고 현란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인간미 있는 소설 말이다.

이름부터 엄청 깨끗하게 세탁될 거 같은 백조 세탁소! 우리의 주인공 백은조 양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강제 고향행 사장님이 된다. 부모인 백사장과 조 사장(두 분의 성을 붙이면 백조! 주인공 백은조 양의 이름에서 가운데 은을 빼도 백조, 세탁소답게 하얗게 세탁되는 느낌의 순백색 새 백조도 떠오르는 걸 보면 네이밍 센스가 돋보인다.)은 갑자기 은퇴를 선언하고 1년간 해외여행을 떠난다. 사실 강제(?)라기보다는 다니던 대학이 부실대학에 선정되어 폐교가 되는 바람에 의상학과에서 도중하차하고 고향 여수에 부모님의 세탁소를 물려받게 된다. 고향으로 내려오는 순간부터 마주치고 싶지 않은 여사 3인방(만화방 달려라 하니의 캔디 사장, 2단지 관리사무소 미숙 부장, 세라 뷰티 미용실 원장)까지 마주치고, 그들을 피해 배달 간 날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이 정도 형사와는 그렇게 인연인지 악연인지 졸지에 파트너가 되어 마을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사실 말이 그렇지 은조 양이 눈썰미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센스는 나고 자란 세탁소 딸이기 때문에 생긴 것이기도 하지만, 워낙 관찰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녀가 해결한 사건들이 책 속 가득 펼쳐져 있는데 첫 번째 사건이 꽤 굵직했다. 사실 그냥 넘어갈 수 있었음에도 쪽지 한 장이 그녀의 촉을 건드렸다. 결국 이 정도 형사를 호출하게 되고, 그녀의 추리력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형사로부터 파트너라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니, 직업 형사보다 훨씬 능력이 있다고나 할까?

또 하나의 악연인 유튜버 커피홀릭과의 사건이나, 폐지 줍는 팔용 할머니, 2단지 상가 여사 3인방 등 그녀와 관련된 인물들과의 이야기는 흥미롭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덕분에 조용히 묻힐 뻔한 사건이나 누명이 밝혀지기도 하니 그녀의 등장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 소설의 강점은 은조의 속 마음이다. 대놓고 얘기하면 사이다겠지만, 고향마을 부모님의 얼굴이 달려 있어서 그런지, 은조는 늘 속 얘기로만 끝낸다. 여사님들이 어느 순간 언니로 바뀔 정도로 과거에 없던 뜨끈한 인맥이 생기기도 한다. 단톡방을 꾸릴 정도니 말이다. 여러 사건들의 해결로 세탁소와 투잡을 하게 된 은조의 활약상을 앞으로도 또 만나면 좋겠다. 2권에서는 이정도 형사와의 로맨스도 등장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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