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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7 - 초한쟁패와 한 제국, 완결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평점 :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마지막 권은 초한 쟁패와 한 제국에 대한 이야기다. 유명한 항우와 유방의 전쟁과 함께 여러 고사와 유명한 성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 그만큼 많은 우여곡절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항우와 유방의 전쟁 이야기는 사실 여러 번 들어왔지만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했는데 덕분에 만날 수 있었다. 무패의 전쟁을 이끈 항우와 번번이 항우에게 졌던 유방 중 결국 최종 승리를 거둔 사람은 유방이다. 이희재 화백이 그린 사마천의 사기를 읽는 내내 느꼈던 생각은 과거나 현재나 사람 사는 곳은 다 같다는 것이었다. 기원전인 그 시대에도 권력 앞에 무참히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처음에는 정도를 걸었으나 시간이 지나고 권력의 맛을 보다 보면 결국 그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이 인간사인가 보다. 그 안에도 중도를 걷는 사람이 극히 드문 걸 보면 말이다.
전쟁 천재 항우는 왜 유방에게 패권을 빼앗기고 말았을까? 주위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귀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항우는 자신 위주로 모든 일을 해나갔다. 들을 이야기만 듣고, 결국엔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항우 주변에 충신과 책사들은 하나 둘 항우를 떠나 유방에게 간다. 반면, 유방은 누구의 이야기든 귀 기울여 들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위해 귀를 열 줄 아는 사람은 그만큼 겸손한 사람이 아닐까?
근데 마냥 겸손과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게 옳은 것만은 아닌 거 같기도 하다. 유방과 한신의 이야기를 보면 말이다. 실제 한신이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 속의 이야기를 통해 보자면 한신 또한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항우를 물리치고 난 유방에게 자신이 발탁한 한신은 어느 순간 적이 되었다. 한신이 그런 마음을 먹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한신 또한 유방만큼 백성들의 신망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권력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동지가 적으로 바뀌는 걸 보면 말이다.
책 속에는 익숙한 성어인 배수진, 사면초가, 토사구팽의 고사들이 등장한다. 또한 한나라의 여자 태후, 문제와 무제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으며 인간사의 모습과 그들의 삶을 통해 또 다른 교훈을 맛보았다. 역사를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역시 다시금 얻게 된 소중한 교훈인 것 같다. 궁형의 치욕 속에서 사마천이 3,000여 년의 역사를 서술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마지막 장을 덮으며 원작 사기를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생겼다. 만화와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질 것 같다. 방대한 사마천의 사기를 읽는 게 쉽지 않다면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를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