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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ㅣ 섹스/라이프 1
BB 이스턴 지음, 김진아 옮김 / 파피펍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쇼킹한 19금 소설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의 스핀 오프(spin - off) 소설이 등장했다.
스핀 오프란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의 캐릭터나 설정에 기초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원작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주인공이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역시 4남자 중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나이트다. 로널드 맥라이트라는 본명이나 나이트 혹은 해골맨이 아닌 스킨이 제목인 이유는...? 전교 유일의 스킨헤드족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실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에는 4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한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스킨은 선물과 같다. 원작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갔던 내 생각과는 달리 스킨 속의 비비도 나이트도, 랜스 역시도 다른 향을 풍겼다.
우선 비비 캐릭터가 인싸이자 킹카였다는 사실이다. 우등생에다 뭇 남성들의 눈길을 받는 여학생이 바로 비비였다니...! 랜스에게 목메고 있는 말라깽이에 주근깨 가득한 그저 그런 듣보잡(?) 분위기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비비는 학교 안에서 많은 남학생들이 눈독을 들이는 유일무이한 캐릭터였다. 그랬기에 나이트와의 첫 만남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싶었다. 랜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던 그날! 나이트의 손에 반 죽은 상태가 된 그 학생은 사실 비비를 욕했던 전적이 있었다. 비비에게 관심이 있던 나이트인지라 손을 봐준 거였다.
또 하나 비비는 나이트를 너무너무 무서워하지만, 용기가 어마어마하다. 아무도 말 걸지 못하는 나이트에게 덥석 말을 걸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걸 보면 말이다. 원작에는 생각보다 조신하고, 얌전해 보였던 비비(스핀오프작에 비해 상대적으로)가 마약도 하고, 이래저래 다르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나이트 역시 독보적인 주인공이 되니 좀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져있다. 자발적 왕따가 유독 한 여자에게만 저돌적이고, 올인하는(집착일 수도 있겠지만) 모습을 보여준다. 절대 그럴 거 같지 않은 나름의 풋풋한 맛도 있고 말이다.
원작과 별개의 작품인지라 따로 읽어도 무방하지만, 함께 읽으면 좀 더 색다른 맛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읽기 전에 수위 조절에 대한 열린 마음(?)은 필요하다. 생각보다 유해하고 자극적인 단어들이나 묘사가 꽤 많이 등장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