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동화 - 내 이야기가 널 꿈꾸게 할 수 있다면
정홍 지음, 아넬리스 그림 / 맘앤파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둘째가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백일이 지났다. 큰 아이의 경우 임신 기간 내내 매일 밤 남편이 태교동화를 읽어주었다. 태담도 많이 해줘서 그런지 아빠 목소리를 좋아하고 반응도 잘해주었다. 근데 둘째는 태교동화는커녕 태담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둘째에겐 참 미안한 게 많다. 이미 배 밖으로 나왔지만, 그래도 그때 못해준 동화를 읽어주고 싶었다. 엄마와 아빠 동화라는 예쁜 책 두 권. 엄마의 목소리로, 아빠의 목소리로 읽어주니 읽어주는 부모도, 듣는 아이들도 참 좋아한다.

사실 이 책은 태교 동화로 읽어도 좋지만(구성이 그렇게 되어 있다.) 평소에 읽어줘도 참 좋을 것 같다.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참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근데, 동화가 아닌 실제 같은 이야기도 담겨있다. 읽고 나면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어서 읽으면서 나 역시 아이와 함께 설레기도 하고 교훈을 얻기도 했다.

일반적인 태교동화가 2페이지 정도로 구성되는데 비해, 이 책은 생각보다 한 이야기가 길다. 대략 4~5페이지 내외다. 사실 글 밥이 많은 편이라서 잠자리에서 엄마 아빠가 읽어주다 보면 아이가 잠들지도 모르겠다. 여러 권의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는 엄마 동화 아빠 동화를 한편씩 읽어줘도 좋을 것 같다. 스스로 읽기보다는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로 읽어주면 더 감동스러울 것 같다.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빙그레 웃으며 두 책이 다르다고 했다. 설마 내용이 아이가 구별할 정도로 색이 명확했나? 하는 생각에 놀랐다. 아이는 표지를 가리키면서 "엄마는 밤에, 아빠는 아침에 읽어줘야 하는 것 같아요!" 한다. 무슨 뜻인가 했더니 표지에 달과 해 그림이 다르다면서 웃었다. 그 소리에 나도 남편도 표지의 차이(?) 아닌 차이를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제일 와닿았던 이야기는 중국집 배달원 김 군과 508호 아저씨 이야기였다. 5분 안에 배달이 안 오면 늘 잔소리를 늘어놔 김 군을 괴롭히던 508씨. 그날도 508씨 배달에 김 군은 긴장한 상태로 가게를 나서다가 결국 길에서 사고가 나고 만다. 1시간이 지나도 안 오는 음식에 화가 난 아저씨는 결국 가게로 전화를 걸고, 자신의 음식을 배달하다가 김 군이 사고가 나서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가게 사장에게 김 군 집 주소를 받은 아저씨는 작은 반지하 방에서 혼자 생활하는 김 군의 모습을 본 508씨는 그날부터 김 군의 집 앞에 매 끼니 값비싼 도시락을 놔둔다. 그렇게 한 달 하고 보름의 시간이 지난 김 군은 도시락을 두고 가는 508씨에게 더 이상 도시락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메모를 두는데...

 

 

 

코로나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힘들다는 핑계로 책 읽기보다는 은근슬쩍 티브이 보여주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덕분에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이야기할 시간이 더 생긴 것 같아서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