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직장인 감자 1~2 - 전2권
감자 지음 / 더오리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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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책이지만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만화기도 했지만, 공감이 상당히 갔던 것도 있었다. 내가 처음 직장을 갖게 되었을 때 드는 생각이 있었다. 성공하고 싶다. 인정받고 싶다. 오래다니고 싶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감자양(그림체만 보고 남자라고 또 오해를 했는데... 오빠, 성추행 관련 이야기들을 보니 감자는 여자였다.) 이 교수와의 면담에서 방송일을 이야기한다. 사실 막상 취업을 하고 보면, 전공을 따라 간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감자는 전공이 아닌 분야에 도전을 했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절대 그렇지 않다.(분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 회사에서는 기본적인 사무작업(MS 오피스나 한글)을 할 줄 알면 그 밖의 것들은 배울 수 있다. 물론 분야에 따라 자주 쓰는 프로그램들이 있고, 그것을 능숙하게 다뤄야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능숙하게 다룬다면 경력직이지 신입이 아니지 않을까?

직장인 감자 1권에서는 전공과 다른 길을 선택한 감자가 방송일을 배우는 아카데미에 합격하고, 결국 무급 인턴으로 일을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직장인 감자 2권에서는 인턴을 마치고 첫 입사한 프로덕션에서 열정 페이로 살며 겪었던 일들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감자랑 같은 생각을 얼마 전까지 했었다. 나 역시 공시 준비를 하다가 그만두고, 그때부터 이곳저곳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감자가 겪은 여러 가지 고초(?)들을 여러 군데의 직장을 거치며 나 역시 겪었다. 급여가 밀리고, 제대로 된 페이를 지급받지 못하고, 4대보험도 안 들어주고, 교육비라는 명목으로 그 코 묻은 돈 같은 월급을 떼어먹히고, 실제 이야기하지 않은 각종 자잘한 업무(대표 집 개 밥도 줘봤음ㅠ)까지 맡기고...

웃긴 건 내가 못나서, 내가 모자라서 그렇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ㅠ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니지 못하고, 그런 대우를 받게 되면 자연스레 자존감이 떨어진다. '내 경력에, 내 주제에 여기 말고 다른 곳을 다닐 수 있을까?' 나 역시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거기다 나는 아이가 둘이나 있는 아줌마 직원이다 보니 이 나이에 과연 지금 다니는 직장을 나오면 과연 다른 곳을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던 것 같다. 또 하나! 신입이지만 여러 가지 많은 일을 하다 보니 회사에 대한 호구 짓도 모자라 회사 걱정을 하게 된다는 것. 나 역시 그랬다. 원래 하던 분야뿐 아니라 이곳저곳 지원을 해주다 보니 과연 내가 없으면 다른 사람들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 또한 많이 했던 것 같다.

근데 웃긴 게,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회사는 잘 돌아간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퇴사 후에는 이것저것 관련된 전화를 많이 받겠지만 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나는 성희롱이나 성추행 관련된 경험은 아직까지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직장인 감자는 참 어린 나이에 세상의 쓴맛을 참 많이도 본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안쓰러웠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감자는 어딜 가든 잘 해낼 것이다. 누구라도 원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니 힘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박봉에, 이것저것 업무에, 쓸데없이 기죽이는 나쁜 X들! 그렇게 살지 말길... 당장은 너희가 돈을 아끼고, 아쉬울 게 없어 보이겠지만 그 자리도 오래가지 않는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은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니 꼭 새겨듣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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