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룸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7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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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책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워낙 범죄 소설 쪽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기도 하고, 가독성 있게 글을 잘 쓰기도 해서 은근 기대가 되었다. 한참 우리나라에서 많이 들렸던 그 단어가 이 책에도 담겨있어서 그런지,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에 한참을 빠져 읽게 되었다. 벽돌 책 수준은 아니지만, 글자 크기가 좀 작다. 일반 폰트로 썼다면 분명 벽돌 책이 되었을 테지만, 그럼에도 읽다 보니 이미 중반부까지 넘어가 있는 걸 보고 역시나! 싶은 생각 또한 들었다.

퇴직이 코앞인 베테랑 형사 해리 보슈와 형사 딱지를 단 지 얼마 안 되었으나, 범인과의 총격 사건에서 동료를 잃고 살아남은 핫한 신참 형사인 루시아 소토는 미제 사건 전담반에서 팀을 이루게 되었다. 그들에게 맡겨진 사건은 무려 10년 전 아르만도 세야스 전 시장의 결혼식에서 비우엘라를 연주하다 총격을 받았던 오를란도 메르세드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총격을 받은 그는 척추에 총알이 박힌 채 생활을 하다 결국 두 다리와 한 팔을 잃었다. 그러다 결국 사망을 하게 되고 주지사를 바라보는 전 시장과 연관되어 있기에 이 사건은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된다. 이미 10년 전 일어난 사건에 연장선상에서 수사가 이루어지기에 전에 수사를 했던 형사들(오스카 로드리게스, 베니토 로하스) 과의 공조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형사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열심히 해놓은 초동 자료를 넘겨야 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다. 하지만 보슈는 특유의 경험들로 그들과 관계를 이어나간다.

한편, 소토는 과거 총격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언어가 출중하고, 여러 가지로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형사로 잔뼈가 굵은 보슈가 보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날도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늦은 시간 다시 사무실에 들어온 보슈는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소토의 가방을 발견하게 되고, 소토에게 어딘지 묻는 문자를 보내지만 그녀는 보슈에게 거짓말을 한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가던 보슈는 소토가 다른 팀의 자료를 무단으로 복사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가 자신에게 숨기는 뭔가가 있다는 사실에 마냥 불편한 감정이 들기 시작하는데...

시작은 한 개의 사건이지만, 소토와 연관된 다른 사건이 보슈팀에 이첩되면서 실제는 두 개의 사건을 풀어가는 상황이 된다. 어쩌면 다른 두 개의 사건이지만 또 전혀 연관이 없는 사건은 아니다 보니 오히려 추리와 추리를 함께 풀어가서 그런지 더 몰입되어 읽을 수 있었다. 시리즈물(이번 시리즈가 17권이었다.)이라고 하는데, 아직 전 작들은 만나보지 못해서 과거에 보슈가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 내심 궁금해졌다. 다시금 역주행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과거보다 한층 성장한 과학수사 덕분에 영구 미제 사건들의 범인이 밝혀지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적인 기분이 들어서 더 흥미로웠다. 다음 시리즈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 끝이 뭔가 석연치 않게 끝나서 내심 궁금증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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