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8
천선란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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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여름에는 스릴러 소설이 끌린다. 극장가에서 호러물이 개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릴러소설이나 호러소설은 여름에 봐야 맛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워낙 타고난 새가슴이기에 티브이에 수술 장면만 봐도 이불을 뒤집어쓸 정도인데, 이상하게 소설류는 공포가 덜한 건 아마도 상상력을 조절하면서 읽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공포물의 주인공인 뱀파이어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게 또 뱀파이어와 살인사건 그리고 그를 추적해가는 짜릿한 추리까지 가미되니 나도 모르게 책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속에서는 3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형사인 수연, 프랑스 입양아이자 뱀파이어 사냥꾼 완다, 그리고 재활병원 간호사인 난주.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여성이라는 것과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활병원에서 연거푸 자살로 추정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각자의 필체로 남겨진 꽃동산으로 가겠다는 유서가 자살임을 알려주지만, 자살이라고 하기에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건물에서 뛰어내려 얼굴이 다 뭉개진 상태임에도 피는 거의 흐르지 않은 사실에 수연은 집중한다. 그러던 차 그녀에게 범인을 넌지시 알려준 그녀 완다. 완다는 시신의 어깨를 확인해보라고 한다. 두 개의 선명한 송곳니 자국이 있을 것이고, 그게 바로 범인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이라는 말과 함께... 한편, 재활병원에서 일하는 난주는 오랜 시간 병을 앓다 결국 사채 빚까지 지고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빚을 갚느라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빚을 갚기 위해 그녀가 결국 벌인 일은...

이 소설의 장소라고 할 수 있는 재활병원은 구시가지에 있는 병원으로 사실 누군가 자살을 해도 유족들이 부검을 맡기지 않을 정도로 방치되어 있는 곳이다.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홀로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머무는 곳이기에 그들의 외로움은 뼈에 사무칠 정도다. 그런 그들에게 따뜻하게 다가오는 뱀파이어의 손길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인 셈이다. 결국은 죽음에 이르더라도 그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어서 결국 마지막을 선택하는 그들을 보며 인간이 가지는 외로움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주인공인 그녀들 역시 누구보다 외로움에 길들여져 있고, 그 외로움을 알아봤기에 그렇게 그들은 만나게 되었다. 뱀파이어가 등장하지만, 그럼에도 뱀파이어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이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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