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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평점 :
여름이 되면 불현듯 생각나는 공포소설. 날이 더우면 더울수록 더 구미가 당긴다. 그중에서도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면 뱀파이어가 아닐까 싶다. 뱀파이어계의 조상님이라 할 수 있는 드라큘라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겁이 많은 나는 드라큘라를 비롯한 공포영화를 끝까지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소설은 좋아하는 편이다. 상상력을 제한해서 그런 걸까? 각설하고, 그 유명한 영화나 뮤지컬의 원작이 바로 내가 만난 소설이다. 사실 소설 원작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방대한 벽돌 책일 줄은...ㅎㅎ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기에, 드라큘라의 내용은 간략한 줄거리 정도밖에는 모른다. 구체적인 사건보다는 그저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라는 사실 정도? 밖에는 말이다. 그렇기에 영화나 뮤지컬로 접할 수 없는 내게 원전이 주는 매력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 원작을 먼저 찾아보는 편이다.(그러다 영화를 놓칠 때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영상을 먼저 보게 되면 글로 읽으며 얻게 되는 이미지화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밍버드에서 출간한 드라큘라는 800페이지 정도 된다. 보기에도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한다. 다행히 글씨체는 빼곡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페이지만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럼에도 책을 잡기 시작하면 정말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간다.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소설이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마치 실제 영상을 눈으로 보는 듯한 아찔한 묘사가 책 가득 담겨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변호사인 조나선 하커는 영국 사람으로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 백작으로부터 부동산을 의뢰받고 먼 길을 떠난다. 사실 이때만 해도 조나선은 자신이 가게 될 지역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그 밖의 미신 정도의)이기에 드라큘라 백작에게 질문할 거리들을 준비해 갈 뿐이다.(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방도 정도?) 드라큘라 백작의 편지를 들고 조나선 하커는 골든 크로네 호텔로 향한다. 문제는 호텔 주인을 비롯한 사람들의 반응이 상당히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호텔 안주인은 직접 조나선의 방으로 올라와 성 조지의 축일(5월 4일)에는 온 세상의 사악한 마귀들이 활개 치는 때이니 드라큘라 성 방문을 며칠 미루라고 조언을 하지만 조나선은 업무기에 그럴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기 위해 주변인들의 이상한 반응에도 여행을 감행한다. 마차를 타고 함께 여행하는 승객들은 조나선을 바라보며 성호를 긋거나 이런저런 선물을 주고, 마부는 조나선과 다른 승객들을 태우고 빠른 속도로 보르고 고개의 도착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 그리하여 1시간이나 일찍 조나선을 목적지에 내려준다. 목적지에 도착한 조나선은 드라큘라 백작이 보낸 마부를 만나게 되는데, 그의 악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드라큘라 성으로 향하는 조나선은 개와 늑대의 소리의 극심한 공포를 느끼게 되지만 결국 성에 도착하여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게 된다. 드라큘라 백작의 호의에도 왠지 모를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자신이 느끼거나 본 것들을 물어보지만 백작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찜찜함을 더할 뿐이고, 새벽마다 느끼는 한기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백작의 방문에 조나선은 면도하다 베이게 되고, 그 순간 조나선의 목을 움켜쥔다. 하지만 조나선 목에 걸린 묵주에 닿자마자 백작은 원래의 평정심을 찾으며 경고의 말을 더하고 자리를 뜬다. 성에서의 며칠이 지난 후 조나선은 도마뱀처럼 벽을 타는 백작을 보게 되고, 백작이 성을 비운 사실을 알게 된 조나선은 성을 살펴보다가 끔찍한 광경을 목도하게 되는데...
한편, 조나선이 연락이 끊기자 그녀의 약혼녀인 미나 머리는 조나선을 찾아 위험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과연 그녀는 약혼자를 드라큘라 백작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촘촘한 묘사와 편지글, 일기 덕분에 마치 영상을 눈으로 본듯한 효과가 물씬 풍긴다. 상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읽게 된다면 그 어떤 영화나 뮤지컬 보다 몰입감을 비롯한 공포가 극대화될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감정 선과 그들이 협력하여 드라큘라 백작으로부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눈물겹도록 무섭고 처절하다. 그동안 드라큘라 백작하면 왠지 젊고 잘생긴 누군가를 상상했는데, 원작 속 드라큘라 백작의 실체를 알고 보니 아쉬움이 가득하다. 백발의 구취가 심한 할아버지라니...^^;;
이 여름 절제되지만 그 어떤 영상보다도 또렷하고 공포스러운 소설을 만나고 싶다면 이 작품을 강력 추천한다. 아마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