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 디즈니의 악당들 6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정다은 옮김 / 라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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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인물 크루엘라. 악역의 이름보다는 작품으로 더 유명한 이 인물이 등장한 작품은 101마리 달마시안이다. 어릴 적 봤던 동화를 얼핏 기억하자면 크루엘라(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는 101마리의 달마시안을 훔치려고 했던 인물이다. 표지를 보면 날씬한 몸매에 엄청 큰 모피를 걸치고 있는 크루엘라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접한 후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를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아는 인물들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흡입력이 장난 아니다. 정말 순식간에 빨려 든다고 해야 할까? 1권과 6권을 읽었는데 용서할 수 없는 악역(어린 시절 만나서 그런가 보다.) 인 그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만나고 보니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럼에도 동정의 여지가 생긴다. 단편적인 모습만이 아닌 삶의 궤적을 만나서 그렇겠지만 말이다.

크루엘라 드 빌은 많이 사는(부유한) 집 아이다. 귀족 집안에 남부러울 것 없는 아이가 바로 크루엘라다. 멋진 엄마와 아빠를 가진 크루엘라는 하루 한 시간.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근데, 그 엄마가 좀 이상하다. 정말 멋진 옷과 명품으로 잔뜩 꾸민 채 아이와 하는 이야기는 옷, 예절이 전부다. 예쁜 옷을 입고 매너 있게 행동할 때는 예쁜 아이다. 안아주지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않는다. 그녀가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파티다. 그녀에게 크루엘라는 미안하지만 관심 대상이 아니다. 아빠는 너무 바쁘다. 귀족원 회의 때문에 얼굴 보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아빠는 크루엘라와 시간을 보내게 되면 크루엘라에게만 집중해 준다. 춤도 추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런 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아빠가 세상을 떠나는 날도 엄마는 곁에 없었다. 그리고 아빠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아빠의 유언장이 공개되고 크루엘라의 삶은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지, 어린 시절 크루엘라의 모습에 자꾸 마음이 써졌다. 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다. 그렇기에 부모로부터 잘못된 가치관을 물려받게 되면 (극단적이긴 하지만) 크루엘라 처럼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격을 타고난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배타적이고 부정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주변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끼칠 뿐이다.

크루엘라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도 겹쳐졌다. 늘 소심하고 의기소침해있는 아이를 보며, 내가 너무 많은 잔소리(?)와 행동제한을 했던 것은 아닌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야단을 맞고 나서도 엄마가 제일 좋다고 이야기하는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전부다. 크루엘라 옆에 제대로 된 인격을 만들어줄 엄마가 있었다면, 그녀가 디즈니의 악당들의 이름을 올릴 일은 없었을 텐데... 안타까움 마음이 자꾸 생겼다. 그럼에도 악은, 잘못은 미워할 수밖에 없다. 잘못된 가치관은 바로잡아야 하니 말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다고 모두가 잘못 자라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악당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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