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부터 역사를 좋아했다. 덕분에 역사 다큐나 프로그램들은 웬만하면 빼놓지 않고 찾아보기도 한다.
문제는... 한국사에 비해 세계사는 워낙 분량이 광범위하다 보니, 이해도 쉽지 않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난감하기도 하다. 늘 문명사의 시작인 4대강 유역의 이야기는 호기롭게 넘어가지만 뒤로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내용 덕분에 끝까지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뭔가 눈에 보이게 정리된 도표나 그림이 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이번에 만나게 된 세계사 책은 제목만큼이나 신선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내 얘긴가?^^;;) 세상 친절한 세계사!
한 장을 넘기니 세계지도와 각종 도표들이 등장한다. 사실 세계사는 여러 학문들과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다. 세계지리나 경제, 사회문화 등도 세계사라는 큰 경계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상식일 수 있지만, 각 지역(유럽과 아시아)을 부르는 명칭도 헷갈릴 때가 있었다. 동유럽이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를 말하는 것일까? 하는 것들 말이다. 책 시작 전에 지도와 도표를 통해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헷갈리고 복잡했던 부분을 말끔히 정리해 주고 있기에 한결 접하기 쉬웠다. 책을 읽으며 헷갈릴 때는 다시 앞으로 와서 보면 되니 편리하기도 했다.
세계사의 기원부터 4대강 문명, 제국 시대, 몽골과 유라시아, 대항해시대, 영국의 산업혁명과 세계대전 그리고 냉전을 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지역을 한대 묶어서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기에 제목 속 세상 친절한 이 피부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많이 세계사를 공부했지만, 문명 발달의 기원이 왜 4 대 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던 부분이 속 시원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첫 부분부터 통쾌했다. 또한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야 할까 고민하던 부분들을 주제별로 정확하게 묶고 서술해 주기 때문에 헷갈리는 부분이 덜하기도 했다.
책 중간중간에 1초 리뷰라던가, 키포인트 중심된 사건을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루어가기 때문에 흥미롭기도 하고 정리가 되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세계사를 공부하고 싶지만, 나와 같은 걱정에 늘 중도 포기했다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사의 묘미를 맛보면 좋겠다. 한결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