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조종사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손화수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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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의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 꼭두각시 조종사!

제목이 특이하다. 물론 내용은 제목만큼이나 특이하다. 생각지 못한 반전도 있고 말이다.

처음에는 장면을 따라가며 내용을 이해하기가 꽤 어려웠다. 편지식의 글로 이루어져 있고, 주인공인 나이 많은 언어학자 야코브 야콥센이 부고문을 보고 장례식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데, 언어학자답게 관련 지식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등장하기에 집중하기가 좀 힘들었다고나 할까?

사실 첫 번째 장면인 자신의 스승 에리크 룬딘의 장례식장에 가서 그들의 유족들 특히 손녀 윌바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전문적인 이야기가 등장하기에 서실 어렵기도 하고, 공감도 많이 안 갔는데 그 지루함을 이겨내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 보면 앞장으로 다시 돌아와 그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묘한 재미가 있다.

사실 초반에는 그가 부고문을 보고 찾아가는 장례식들이 생전 자신과 친밀했거나, 적어도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장례식의 경우 남겨진 가족에 대한 위로와 사망한 망인에 대한 추모의 자리기 때문이다. 문화에 대한 것뿐 아니라 야콥센 또한 망인과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큰 반전이라는 사실 또한 읽어가면서 만날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펠레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과 제목인 꼭두각시 조종사에 대한 연관성 또한 맛볼 수 있기를. . .

사실 장례식장을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유족들은 위로와 추모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현하기 마련이다. 설령 추모객에 대해 일면식이 없어도 말이다. 하지만 야콥센이 방문한 장례식 속 유족들의 경우 반응이 사뭇 다르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유족들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띄워지기 때문이다. 과연 야콥센이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그럼에도 장례식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기에,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측면에는 야콥센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어차피 인간은 외로운 존재고, 장례식장에서 그는 늘 혼자이기 때문이다. 그 안에 진실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해 외로움은 한층 더 깊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그를 떠나서도 군중 속에 있지만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은 야콥센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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