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사라지기 전에 커피가 식기 전에 시리즈
가와구치 도시카즈 지음, 김나랑 옮김 / 비빔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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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떠나보낸 후 가장 힘든 점은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점이 아닐까?

영화 "커피가 식기 전에"의 원작 소설 속에는 4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그들은 과거의 누군가가 만나고 싶어서 하코다테에 있는 카페 도나도나를 찾아온다. 물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바꿀 수 없는 5가지 규칙이 있다.

과거로 돌아가도 도나도나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현실(미래)를 바꿀 수 없으며, 자리를 움직일 수 없고 커피를 잔에 따른 후 식기 전까지(대략 15분 정도)의 시간만 과거로 갈 수 있다. 그리고 과거 좌석에 누군가 있음 그 손님이 비킬 때까지는 이용할 수 없다.

책 속에 등장하는 4명의 인물들은 다들 상처 아닌 상처를 지니고 있다. 어릴 때 부모를 잃은 딸, 아내를 먼저 보낸 남편, 언니에게 못 전한 말이 있는 여동생, 그리고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청년까지...

4편이 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은 왠지 낯이 익다. 전 편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음 편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별과 상처는 각 편마다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각자 상황 속에서 하는 행동들은 다 다르다.

도나도나 카페의 주인인 도키가 유카리의 갑작스러운 부재에 아들인 도키타 나가레는 대리점장으로 카페에 온다. 아르바이트생이 자 개그맨 지망생인 오노 레이지는 나가레와 함께 카페 일을 해나간다. 이 카페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좌석이 하나 있다는 것이다. 과거로 가기 위해서는 도키타 집안의 여성이 은 주전자에 끓인 커피를 따라야 하는데, 주인인 유카리의 부재가 그 일을 막게 된 것이다. 다행이라면 도키타 집안의 여성인 카즈가 있다는 사실. 하지만 딸을 임신하게 되면, 그 능력이 딸에게로 전달되게 되고 7살이 넘은 딸은 그 일을 물려받을 수 있다. 그리하여 유카리가 부재인 상태에서 유카리의 일을 대신할 사람은 막 7살이 된 사치 뿐이었다. 그리고 카페를 찾은 한 명의 손님. 그녀는 상당한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개인적으로 4편의 이야기 중 첫 번째이자, 불만의 찬 첫 번째 손님인 야요이의 이야기가 가슴에 제일 깊이 남았던 것 같다. 그녀가 만나고자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부모였다. 아버지인 케이치와 어머니인 미유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았다. 덕분에 마음은 모나고 상처투성이였다. 그런 그녀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유일한 이유는 자신만 놓고 세상을 떠난 부모에게 이기적이라고 화를 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겨우 편도 해 차표를 마련한 그녀는 카페에서 부모가 간난 아기인 자신을 안고 있는 사진을 보고 무작정 카페를 찾아왔고 그렇게 과거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20년 전 과거로 간 그녀는 과연 부모에게 자신의 불만을 털어놓을 수 있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처음에는 불안 혹은 불만 속에 있었지만, 자신이 만나고픈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고 나서는 많은 것이 달라진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시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고,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을 전한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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