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특서 청소년문학 18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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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 시간을 멋지게 살아가는 그 상상의 마법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을까.

그걸 잊지 않았다면 미래의 시간이 마냥 불안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을 텐데.

불안하기는커녕 하나하나 이루어나가는 게 신났을 텐데."

  구미호 식당을 재미있게 읽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게 주어진 기회와 짧은 시간.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도 하고,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도 녹아있다 보니 2편도 내심 궁금했었다.

구미호 식당 2권이라고 하지만, 앞권과의 실제적인 내용의 연결은 없다. 즉, 다른 에피로 읽어도(순서에 관계없이 읽어도) 무방하다는 것. 물론 연결이라고 한다면, 죽은 사람들(사후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마지막에 구미호 서호가 잠깐 언급된다는 것 정도인 것 같다.

 사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참 많다. 여기저기 오디션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후세계에도 오디션이 등장한다. 물론 그 대상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은, 즉, 자살자들이 대상이다. 13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다음 세계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 마천과 사비.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에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10번뿐이다. 10번 안에 자신을 맡은 심사위원을 울게 만들면 합격이라는 것.

 모두 자살을 선택했지만, 딱 한 사람. 나일호는 아니었다. 일호는 같은 학교 친구이자 유명한 래퍼인 나도희가 건물 옥상 난간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구하려다 같이 떨어져서 죽었기 때문이다. 억울하기만 한 일호는 마천에게 그 사실을 여러 번 언급하지만 결론은 같기만 하다. 그렇게 생전 랩으로, 노래 등으로 유명했던 그들은 자신의 장기를 바탕으로 오디션을 준비하지만 연거푸 낙방하게 된다.

 그러던 중, 일호에게 다가온 검은 그림자. 같은 오디션 참가자인 도진기다. 명석한 두뇌의 진기는 끔찍한 추위 속에 있지만 일호만 얼굴이 파래지지 않는 것과 그가 주장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일호는 사자들이 실수로 잘못 데려왔다는 사실을 유추해내게 되고, 그 사실을 토대로 마천에게 제안을 하라고 부추긴다. 그의 조건은 3가지.

일호를 다시 살려내는 것과, 13명 모두 오디션을 통과하는 것, 그리고 13명 중 도희는 빼는 것.

  진기의 예상대로 나일호는 사자들의 실수로 잘못 죽은 사람이었고, 자살을 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는 마천. 마천은 일호에게 또 다른 제안을 하지만 진기에 의해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일호가 살아서 현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퍼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일호를 찾아가 각자 생전 하지 못했던 부탁들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과연 진기의 예상대로 일호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또한 진기가 13명 중 도희를 빼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부디 너에게 남아 있는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라.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지는 않다.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시간과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쓰면 안 된다. 자살을 선택할 만큼 고통스러운 삶이었겠지만, 그럼에도 저세상 오디션은 그 선택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선택 이후의 삶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이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한 인물들 중 대부분이 자신을 위해서 보다, 타인을 위해서 죽음을 선택했기에 왠지 더 씁쓸했던 것 같다. 삶의 고마움과 시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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