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내렸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8
윤정미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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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남매의 소나기 이야기에 한참 눈을 뗄 수 없었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든 두 아이는 각자의 우산을 들고 집으로 향한다. 노랑 코끼리 우산의 빨간 우비를 입은 민지는 유치원생이고, 민지의 오빠이자 빨간 잠자리 우산을 든 민호는 초등학생이다. 신난 민지와 달리 민호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민지는 그런 오빠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다.

집에 가는 곳곳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민지는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하다. 비가 그쳤는데도 우산을 접지 않고 들고 가는 민지. 민호는 그런 민지를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민호의 질문들 듣자마자 민지는 오빠의 우산을 활짝 펼친다. 민호의 우산 속에 숨어있던 빨간 고추잠자리들이 하늘을 날기 시작한다. 민지는 기분이 좋고, 어디를 보든 만나는 자연을 바라보면서 행복에 젖어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을 오빠 민호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개미들의 행렬을 향해 오빠를 이끌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남매는 집으로 돌아온다. 하루 종일 민호의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는 뭐였을까?

받아쓰기 점수를 바라보는 민호와 엄마의 말을 보니 민호가 기분이 안 좋았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기죽어있는 오빠에게 민지는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민지는 어떻게 민호의 기분을 풀어줬을까?

이런 귀엽고 밝은 여동생이 있음 참 좋겠다 싶다. 분위기 파악 못한다고 혼나려나?ㅎㅎ

민호는 자신의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동생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창피할 테니까...

그런 오빠의 기분을 풀어주고자 민지는 자연 곳곳으로 오빠를 인도한다. 개미 떼를 보고 벤치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볼 때 둘에게는 상상 속 동물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하트 모양의 하늘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금이나마 쉬면서 오빠 민호의 기분을 풀리기를 민지는 계속 바라는 민지처럼 말이다.

                                     
                                

민지의 마음을 통해 나 또한 엄마 미소를 짓게 되었다. 아마 엄마도, 민호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집으로 돌아오면서 만났던 개미도, 동물들도 사실은 민지와 민호 집에 있는 장난감들이다. 익숙한 친구들이기에 아이들의 눈에 더 쉽게 보이지 않았을까?

갑작스러운 비는 당황스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물론 준비를 했어도 옷이 젖고, 신발이 젖으면 사실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비가 그친 후에 맑은 하늘과 공기 그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남매의 웃음까지... 그림체까지도 설레게 하는 그림책 속에 한동안 빠져드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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