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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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반전으로 통쾌함을 선사했던 한자와 나오키의 이케이도 준 작가의 신작이다. 근데 제목이 엄청 특이하다.

변두리 로켓?

사실 선입관일 수 있지만, 로켓은 사실 엄청난 기술력과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기업도 쉽게 손 내밀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변두리 공장에서 만든 로켓이라....? 그 안에 뭔가 사연이 가득 담겨있을 것 같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이었다.

사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나로호 발사 때문에 한참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꽤 오랜 기간 발사 일자 조정을 했고 발사를 생중계할 정도로 많은 국민의 관심사기도 했다. 변두리 로켓을 읽다 보니 옛 기억이 새록 떠올랐다.

인간의 본성은 궁지에 몰렸을 때 드러나는 법이다.

우주과학 개발 기구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쓰쿠다 고헤이는 시험발사 실패와 사업을 하던 아버지의 사망으로 연구원을 그만두고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쓰쿠다 제작소의 대표가 된 쓰쿠다는 로켓 엔진 개발에 계속 관심을 갖고 많은 연구비를 들여서 계속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큰 거래처 게이힌 기계공업이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쓰쿠다 제작소에서 개발한 소형엔진 스텔라를 노리는 대기업 나카시마 공업이 특허침해 소송을 걸어온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회사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은행에서 파견된 경리부장 도노무라 나오히로, 기술개발부장인 야마사키 미쓰히코, 영업 1부장 쓰노까지 모여서 의논을 하지만 뚜렷한 방도를 찾지 못한다. 그렇게 나카시마 공업의 소송 날이 가까워오고, 아버지 때부터 거래했던 변호사 다나베에게 사건을 맡기지만 다나베는 이쪽 지식이 없다 보니 쉽지 않다. 이혼한 전처 사야에게서 과거 나카시마 공업에 있다가 나와서 가미야 앤 사카이 법률사무소를 차린 가미야 슈이치를 소개받은 쓰쿠다. 다행히 기술 관련 사항을 잘 이해하고 있던 가미야는 쓰쿠다제작소의 소송을 맡게 된다. 하지만 시간을 끌어 자금력이 떨어지는 쓰쿠다를 도산시키고자 하는 계략을 가지고 있는 나카시마 공업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소송이 걸린 소형엔진뿐 아니라 연구원 시절 개발했던 로켓 수소엔진 특허도 가지고 있는 쓰쿠다는 가미야 변호사의 도움을 얻어 로켓엔진의 특허 또한 빈틈없이 수정한다. 그리고 나카시마 공업에게 역으로 소송을 건다. 결국 소송 준비를 잘한 가미야와 말도 안 되는 어깃장을 놓아 시간을 끌려는 나카시마 공업의 계책을 알아챈 판사에 의해 소송은 결국 쓰쿠다 쪽의 승소로 연결되고 오히려 쓰쿠다제작소는 나카시마 공업으로부터 큰돈을 받게 된다.

한편, 또 다른 대기업 데이코쿠 중공업은 로켓 발사를 위해 연구 중이다. 하지만 특허를 제출하기 3개월 전 쓰쿠다가 관련 특허를 수정한 덕택에 데이코쿠 중공업은 수년간 큰 금액을 들여서 개발한 엔진을 놓치게 된다. 결국 데이코쿠 중공업의 엔진 담당자 자이젠 미치오는 쓰쿠다제작소에 특허를 넘겨달라고 제안하지만, 쓰쿠다 제작소는 사용권을 구매하도록 종용한다. 자이젠은 쓰쿠다 제작소를 방문하게 되고, 엄청난 기술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쓰쿠다는 그런 자이젠에게 사용권이 아닌 본인들이 엔진을 제작해서 납품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데...

대기업의 횡포에 가까운 소송을 풀어가는 것과 쓰쿠다 제작소를 무시하는 주거래은행 지점장의 발언 등에 대해 제대로 복수해 주는 것은 이케이도 준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사이다급으로 정말 속 시원하다. 꽤 오랜 시간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을 묵묵히 이루어가는 쓰쿠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참 많았다. 대기업이 아니기에 매출의 상당수를 연구개발비로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일을 반대하는 직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좀 더 안주하고,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는데 어려운 길을 가는 쓰쿠다를 향해 독설을 뿜어내기도 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다행히 쓰쿠다 옆에는 도울 사람들이 있었다. 무뚝뚝하기만 한 딸 리나도 그중 하나다. 어쩌면 결론은 우리가 생각한 것과 같겠지만, 이케이도 준의 소설에는 결말보다 더 중요한 과정들이 있다. 그 하나하나가 뭉쳐서 결국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내기에 어느 하나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는 것도 이 소설이 주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이 한 권뿐 아니라 시리즈로 나온다고 하니 한자와 나오키처럼 핵 사이다 시리즈를 맛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또한 일본에서는 원작 소설을 가지고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변두리 로켓을 읽고 드라마를 보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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