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면의 재능을 가지고
있고, 많은 저서를 남긴 다산 정약용. 사실 다산 정약용을 생각하면 조선의 솔로몬이라는 생각과 함께, 시대를 잘못 타고난 희대의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가 아닌 현재에 태어났다면 자신의 재능을 더 많이 펼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로 알려졌지만 전 작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지 못해서 마냥 아쉬웠는데, 다산의 마지막 습관을 통해 정약용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책 띠지에 한 줄이
사실 상당히 인상 깊었다.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모두 어렸을 때 배웠다"
사람은 죽기 전까지
평생을 배워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어렸을 때 다 배웠다니... 그럼 앞으로 배우지 않아도 되는 건가? 하는 의문이 가득했다. 물론 다산이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바로 "기본"을 이야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모두 십수 년의 교육의 자리에서 상당수의 지식을 습득한다. 그중 가장
기초가 되는 공중도덕과 예의, 매너 등의 기본 습관은 아주 어렸을 때 이미 체득한다. 하지만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아는 만큼 실천하자."라는
한 줄은 막상 우리 삶에서 가장 어려운 말이 아닐까?
사실 이 책에 각
주제의 첫 줄은 주례. 예기. 곡례 등에서 나왔다. 그래서 처음 한자어를 접했을 때는 도통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바로 아래 줄에
한글로 풀어서 뜻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구체적으로 그 주제가 무슨 의미인 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덕분에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그중 상당수는 이미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고, 익숙하게 아는 이야기들이다. 옛 조상들처럼 사서삼경이나 어린 시절 가장 먼저
접한다는 소학과 같은 고전들을 읽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왜 익숙한 것일까? 우리 역시 그런 바탕이 되는 책들을 은연중에 배웠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것은 시대가 달라져도 똑같다고 하지 않는가?
덕분에 다산의 마지막
습관의 각 장을 읽어가면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상당수 있었다. 특히 다산은 귀양 중에도 자녀들에게 주옥같은 글들을 남겼다. 비록 관직을
얻고, 소위 출세를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계속 학문에 전념해야 할 이유들을 설명하는 글은 단지 자녀들을 위한 글이기보다는 후세를 위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찔리기도 많이 찔렸다. 사실 학창 시절부터 공부를 하는 이유에는 목적이 강했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가 주된 이유였다. 그랬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대부분의 과목은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진다. 실제적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공부의 주된 목적이 사라졌기 때문이 가장 크다. 사회에 나와서도 그런 모습은 되풀이되었다.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하고, 독서를 한다고 하지만
관심사가 좁아지고, 편협해지는 것 또한 학창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을
읽으며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문제는 아는 것을 어떻게 실행에 옮기는가 하는 것이다. 곁에 두고 꾸준히 읽으면 좋은 책이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다 보면 조금씩 체화되어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교두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